치유가 필요한 마음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젊은이를위한팡세

장근성 목사
2013년 06월 07일(금) 14:21

저는 청각 장애인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중이염을 앓아서 왼쪽 귀는 거의 들리지 않고, 오른 쪽 귀는 몸 상태가 나쁘면 일상생활이 매우 불편한 상황입니다. 잘 들을 수 없는 것은 여전히 불편한 일이지만 장애 때문에 빚어지는 마음의 갈등으로부터는 많이 벗어났습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육체적 장애는 저를 무척 괴롭혔습니다. 귀에서는 계속 고름이 나왔고 병원에 자주 가서 고통 속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왼쪽 귀를 수술하는 바람에 한 달 정도 학교를 쉬어야 했고 나머지 공부도 해야 했습니다. 수술 후에도 왼쪽 귀에서 다시 고름이 나오자 또 병원에 가야한다는 두려움에 "차라리 나를 죽여 달라"며 떼를 쓰기도 했습니다. 사춘기 시절에는 저를 병신, 귀머거리라고 놀리는 친구들과 싸우다가 선생님께 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매를 맞으면서도 친구와 선생님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는 줄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많으신 부모님은 4형제 중에서 장애를 가진 둘째 아들인 제게 특별한 배려를 해주셨습니다. 공부에 대한 부담을 전혀 안주셨고 경영하던 작은 쌀집도 제게 물려줄 계획이셨습니다. 그래서 전 미래에 대한 부담도 가질 필요가 없었고 꿈을 꿀 필요도 없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이었을 때부터 이미 제 미래는 부모님에 의해 쌀집주인으로 결정이 된 상태였습니다. 부모님은 사회 생활이 불가능해 보이는 저를 위해 저의 인생 계획을 다 세워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교회를 다니면서 부모님의 계획은 무너졌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발걸음을 내딛은 교회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경건, 거룩 같은 것을 희미하게나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 주일, 목사님의 설교는 치유자 되신 하나님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사무엘상 16:7)
 
'위대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 중심을 보시는데 인간은 사람의 외모를 보는구나! 친구들도 사람이기에 내 외모만을 보고, 중이염을 가지고 놀리는구나! 나는 하나님께서 중요시 여기는 마음을 중시하고 마음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이런 생각들이 저의 머리와 가슴을 채웠습니다. 그 이후에 친구들이 저를 귀머거리, 병신이라고 놀렸지만 더 이상 싸우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친구들을 긍휼히 여겼습니다. '친구들은 인간이라 나의 외모만 보고 놀리는 거지! 참 안되었다. 하나님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데!' 저의 육체적 장애는 극복되지 못했지만 그 예배 이후에 마음의 장애는 많이 극복이 되었습니다. 저의 마음의 장애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치유가 된 것입니다.
 
마음이 치유되자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서 신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목사님이 지도해 주신 대로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후 신대원에 진학하였고 지금은 '쌀집주인'이 아니라 '목사'가 되어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인생 과정을 통해서 경험한 것 중에 하나는 육체적 장애보다도 마음의 장애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벼룩은 60cm 이상을 점프할 수 있습니다. 이 벼룩을 30cm 높이의 유리컵에 가두면 나중에는 28cm 정도만 점프합니다. 놀라운 것은 유리컵을 치워도 계속해서 28cm 정도만 점프합니다. 60cm 이상을 점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우리들도 혹시 이 벼룩과 같지 않습니까? 장애, 과거의 실패라는 경험의 유리컵 속에 우리들도 갇혀 있지는 않습니까? 더 높이 뛰어 오를 수도 있고, 더 멀리 나아 갈 수도 있고, 더 많은 재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자신과 주변 사람들과 사회가 규정해 준 유리컵(마음의 장애)에 나를 가두고 있지는 않습니까?
 
젊은 시절 우리는 여러 가지 장애를 경험할 수 있고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 때문에 좌절하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육체적 장애, 환경적 장애가 큰 문제이긴 하지만 때로 마음의 장애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장애 때문에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인생이 아니라 장애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인생, 하나님께서 주신 가능성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발휘하는 인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

장근성 목사/학원복음화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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