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발전 위해 꿈꾸자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6월 03일(월) 13:26
목적 변질되면, 교단정치 도구로 전락

사회조직론의 중요한 개념 가운데 '목적전치현상(goal displacement)'이라는 용어이다. 목적전치현상이란 어떤 조직이나 집단이 처음 만들어질 때의 목적이 상실되거나 약화되고 다른 목적이 대치되는 현상을 말한다. 흔히 어떤 단체나 모임의 성격이 변질되었다고 말하는 경우 대부분 목적전치현상이 일어난 것을 의미한다. 한국교회 안에는 무슨 무슨 선교회, 무슨 무슨 회라는 이름의 수많은 단체들이 있다. 그 단체들 가운데 많은 수가 본래의 선한 목적을 상실하거나 목적이 변질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 활동을 하는 사람들 자신의 믿음과 거룩함을 손상시킬 뿐 아니라 교회 전체에 큰 해를 끼치게 된다. 선한 목적이 상실되거나 변질된 조직이 후원금과 광고비라는 명목으로 손을 벌릴 때 성도들의 소중한 헌금이 낭비되고 교회는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우리 교단 안에서만도 7개의 신학대학교가 있으며 각 신학대학들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각 신학대학교에서 학문과 경건을 습득한 동문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마땅히 일익을 담당해야 하며 그 일을 위해 동문회라는 조직이 만들어졌다. 총동문회 뿐만 아니라 입학 혹은 졸업 연도를 기준으로 한 동기회도 많이 있으며, 동문을 배경으로 한 여러 선교회와 단체들도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조직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그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다른 길로 가고 있어서 뜻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신학대학 졸업생들은 거의 대다수가 목사라는 동일한 직종에서 일하며, 교회와 노회, 총회로 이루어진 촘촘한 조직 가운데서 살아간다. 따라서 동문회의 경우 교단정치의 도구로 그 목적이 변질될 위험이 매우 크다. 총회와 노회를 앞두고 교단 정치의 계절이 왔다. 동문회가 그 목적에서 벗어나 교단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겠다. 특별히 동문회의 경우 동문들 사이에는 개방 집단이지만 동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들어가기 어려운 폐쇄집단이다. 폐쇄집단의 정치활동은 교회 전체의 유익을 방해하기 마련이다. 또한 우리교단의 7개 신학교는 지역별로 세워져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지역적 모순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 동문회는 학교의 발전을 돕고 후배들에게 꿈을 주며 그들이 거룩한 주의 종의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 위한 목적에서 세워진 단체이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각 학교 동문회는 교단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자제하고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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