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도 훈련이다

[ 목양칼럼 ] 목양칼럼

홍성호 목사
2013년 05월 29일(수) 17:08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데, 매 예배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 첫째 궁금증은 '예배 시작 시간은 언제인가?'하는 것이다.
 
분명 예배 시작 시간이 주보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공지되어 있고, 그 시간이면 정확하게 예배를 시작하는데, 정작 예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찬양대가 찬양할 즈음이다. 내 말인즉, 모든 성도들이 예배당 안에 들어와 더 이상 움직임이 없이 모두가 한 마음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그 시간을 말한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 사정과 형편은 잘 모르나,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그 분들은 늘 한결같다. 그렇다면 그것도 습관인가?
 
두번째는 '예배의 자리'이다.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목격한 이야기이다. 한복으로 곱게 차려입은 연세 드신 권사님 한분이 예배 시작하기 전 누군가와 얼굴을 붉히며 목소리의 톤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내용인즉슨 "그것은 내 자리…!"(그 누구도 지금까지 이 자리에 앉았던 적이 없었다)라는 것. 그 날 하필 새가족으로 보이는 교인이, 임자 있는(?)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어떤 통계에 보면 한국교회의 성도 65%가, 특별한 사정이 아닌 한, 거의 고정적으로 앉아 예배드리는 자리가 있다고 하니, 예배를 통데 성도의 교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예배 때마다 한편으로 좀 언짢은 것은 앞자리는 늘 몇 줄이 빈다는 것, 참고로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의자가 32줄이나 되어 좀 과장하면 뒷부분은 까마득하게 멀다.
 
어차피 비는 좌석이라면 아예 앞자리 몇 줄의 의자를 빼버릴까 하다가도 그러면 또 그만큼 뒤로 물러날텐데 하는 생각에 그러지도 못한다. 예배를 통해 얻는 영적인 자유함과 함께 그 몸과 마음도 자유하라고 그대로 두는 것도 은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 싶다가도 앞자리는 '은혜의 자리'라는데, 차제에 어느 교회처럼 '153 운동'을 해볼까하는 생각을 한다.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에도 긴가민가하여 고기 잡으러 갔던 베드로와 제자들이 주님의 명령대로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져 잡았던 물고기 숫자(요 21:11)가 아니라, '1'- 예배드릴 때 꼭 그 누구든 같이 드리기. 그래야 "너와 내가 한 마음 되어 예배합니다!"라는 고백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5' - 정해진 예배 시간보다 적어도 5분 전에는 예배의 자리에 앉기. 물론 5분도 짧지만, 그래도 최소한 5분이면 하나님 앞에 숨고르기(?)는 가능하지 않을까? '3'- 지금 내가 앉은 자리에서 세 줄만 앞으로 나와 예배 드리기. 예배 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결국 그 날 설교자의 입을 통해서인데, 설교는 입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눈과 눈이 마주치는 교감, 또는 공감도 중요하지 않은가?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 예배도 훈련이 필요하다.

홍성호 목사 / 순천제일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