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이름으로

[ 문단열의 축복의 발견 ] 축복의발견

문단열
2013년 05월 20일(월) 11:19

블레셋 사람이 다윗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개로 여기고 막대기를 가지고 내게 나아왔느냐 하고 그의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하고(삼상 17:43)
He said to David, "Am I a dog, that you come at me with sticks?" And the Philistine cursed David by his gods.
 
그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이야기 입니다. 다윗은 양치기 소년이었는데 전장에 나간 형들의 안부를 아버지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전선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진영은 블레셋의 골리앗이라는 거인 장수를 두려워해 꼼짝도 못하고 있었죠. 골리앗은 날마나 이스라엘 진영 앞에 와서는 하나님을 조롱했습니다. 소년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이 놀림감이 되는데도 아무도 두려움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 비분강개하여 홀로 적진으로 나아갑니다. 사울왕은 그를 기특히 여겨 자신의 갑옷을 입히려 했으나 다윗은 평상시의 양치기 복장에 양치는 막대기와 돌팔매에 필요한 간단한 물건만 가지고 골리앗에게 다가갑니다. 골리앗이 다윗을 흘끗 보고는 비웃음을 흘리며 오늘 본문과 같이 말을 합니다. "어이, 꼬마. 개 잡으러 나왔니? 막대기는 뭐니?" 그리고는 '그의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비판을 가할 때는 언제나 기준이 있기 마련입니다. 자기가 가진 잣대가 기준이 되고 그 기준으로 상대방을 판단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잣대는 사람마다 조금 다르기도 하고 아주 다르기도 합니다. 얼마전 있었던 대학입시 영어 인터뷰에서 한 학생에게 저는 98점을 주었는데 옆에앉은 다른 교수님은 75점을 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이 가진 잣대와 제 것이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겠죠. 아니면 같은 자를 가지고도 상대방의 다른 부위를 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세상에는 기준이 다른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도 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적 잣대가 등장합니다. 그것이 바로 '신들의 이름'입니다.
 
골리앗은 엄청난 거인이었습니다. 총도 대포도 없던 근접전의 시대에 덩치와 갑옷과 칼과 창의 길이는 전투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21세기에 사는 우리들 조차도 상대의 덩치가 조금만 커도 위압감을 느끼는데 하물며 그 때는 어땠겠습니까. 블레셋의 모든 사람들이 다 골리앗의 힘에 취해 있었고 이스라엘 군대의 왕과 졸병들은 이 힘과 덩치에 겁을 집어먹고 있었습니다. 힘과 덩치는 그들이 섬기는 신의 이름이었고 하나님을 섬기던 군대조차도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그 이름에 벌벌 떨었습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힘과 사이즈, 그 것이 바로 바로 그 때 전장에 있던 모든 군인들에게 '신의 이름'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좀 이상한 소년이었습니다. 성인으로 참전한 그의 형들조차 다 겁을 먹고 눈도 빠꼼 내밀지 않던 전장에서, 아니 사울 왕조차 숨어서 나오지 않는 이런 상황에서 한낱 양치기 소년이 갑옷도 , 칼도 없이 조약돌 다섯개 집어 주머니에 넣고는 골리앗에게 달려 갑니다. 이 소년 도대체 왜 이러나요?
 
그것은 적군 아군 할 것 없이 모두 힘과 사이즈의 신을 말할 때 다윗 혼자 '하나님의 이름'을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겉 보기는 몰라도 세상은 힘의 이름으로, 덩치의 이름으로, 돈의 이름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이 섬기던 이 이름들은 모두 하나님의 창조 영역안에 있는 '우상'들일 뿐입니다. 아무리 그럴 듯 해 보여도 그들은 결코 나를 낫게 하지도, 해방 하지도 못합니다. 나를 창조신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만이 통치하십니다. 다윗은 '용기 있었던 개인'이 아닙니다. 세상 사는 잣대, 즉 '신의 이름'이 달랐던 한 청년이었고. 그는 위대한 왕이 되었습니다. 오늘 누구의 이름을 부르고 계십니까. 이 아침 하나님의 이름으로 또 한 번 세상으로 나아가시길 기도합니다.

문단열 / 성신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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