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공연보기

[ 공연본색 ] 공연본색

최무열
2013년 05월 20일(월) 11:06

한 해에 보통 올라가는 창작뮤지컬이 150편 정도 된다고 한다. 그 중에 계속해서 공연되어지는 작품은 고작 4~5작품 정도 된다. 나머지 140여 편은 세상에 빛 한번 보고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 작품 중에 '마리아마리아'나 '지저스' 등은 우리 창작뮤지컬로 10년을 넘어 그 공연 횟수도 800회 이상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롱런하는 해외공연들은 몇 천회를 한 장소에서 10여 년간 해왔던 작품들도 꽤 많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이나 팬텀 오브 디 오페라, 캐츠, 미스사이공 등 세계 4대 뮤지컬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 라이센스 뮤지컬로 수입되는 여러 작품들이 그러하다.
 
그런데 얼마 전 참석한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도 상설극장이 있어서 계속해서 공연해 오고 있는 작품이 15개가 넘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넌버벌 퍼퍼먼스 위주의 공연인 난타, 점프, 드로잉쇼 등 내국인들에게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고, 외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삼은 작품들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도 자국의 국민들뿐만 아니라 외국관광객의 수요가 절반을 넘는다. 그런 가운데 하나의 공연상품이 되는 것이다. 그 공연 상품이 모여서 하나의 공간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으로 공연을 보기위해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런던의 웨스트엔드를 찾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서울 종로3가를 부근으로 외국인들의 접근성이 좋은 곳에 상설극장이 모이기 시작했다. 거기서 넌버벌 퍼퍼먼스공연들이 집중되어 공연 중인 것이다. 그리고 공연의 중심지인 대학로도 거기와 멀지 않다.
 
이렇게 하나의 상품이 되기 위해 많은 공연제작사들은 정말 죽어라 고민하고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닌다. 그리고 이러한 공연장들이 모여 또 하나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디든 그들만의 고통이 있듯이 외국관광객을 가장 많이 몰아다주는 여행사들의 덤핑가격이 굉장히 큰 문제였다. 근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한국관광공사에서 책임지고 도와주는 거 같다.
 
기독교 작품에도 이러한 도움을 주는 단체가 있었으면 한다. 노회처럼 말이다. 기독교공연은 그 자체로도 여러 의미를 가지지만, 이제 가장 좋은 선교도구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공연을 보고 잃어버린 영혼들이 돌아오고, 중ㆍ고등학생 등 가장 민감한 시기를 보내는 이들이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한다. 이렇게 세대를 초월해서 확실한 선교의 도구가 또 어디 있을까?
 
하지만 많은 교회와 기독교적 단체들이 공연을 거의 공짜로 보려한다. 이러한 관행들이 참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는다. 특별히 이러한 기독교공연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아이러니하게 공짜로 공연을 보려한다. 하지만 이것을 끊을 방법이 없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공연자체를 아예 안보기 때문이다. 한때 대학로에는 공짜표를 없애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1년이 지나가기 전에 스스로 공연장에서 초대권 제도를 다시 부활시켰다.
 
그리고 아직 기독교공연은 걸음마 단계인데, 기독교계 어른들은 세계4대 뮤지컬에 필적할 만한 대작을 찾는다. 넌버벌 퍼퍼먼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난타도 그 처음은 굉장히 미약하게 시작했듯이 이제 막 성장하려고 하는 기독교 뮤지컬도 누군가의 후원과, 협찬,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좀 더 다양한 좋은 작품들과 예수님의 마음을 품은 제작사들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최무열 / MJ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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