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내가 품어야 할 그 아이가 누구입니까?"

[ 교계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5월 16일(목) 09:34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2013 스승의 날 교사기도회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기독 교사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다. 양손에 든 노란 피켓에는 "선생님, 도와주세요!", "내가 함께 있을게!"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하는 2013 스승의 날 교사기도회'의 2부 행사로 광장에 나온 100여 명의 기독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있겠습니다"는 제목의 교사 실천 선언문을 낭독하고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주체로 나설 것을 다짐했다.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1부 기도회에서 교사들은 지금까지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음을 성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메시지를 전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누가복음 13장 19절의 겨자씨 비유를 통해 "겨자씨 한 알이 자라 그 나뭇가지에 공중의 새들이 깃들듯이 아이들이 쉬어갈 수 있는 겨자나무 교사들이 되어달라"고 당부했으며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성경의 정의는 아흔아홉 마리 대신 한마리 잃은 양을 찾으셨던 예수님의 마음에 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기독 교사들은 △폭력이 가장 빈발하는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기 △아이들의 갈등 해결에 있어 위협이나 처벌 보다 비폭력 대화와 회복적 서클의 방법론 실천 △학급 운영과 수업에 있어 평화로운 관계를 최우선적인 가치로 추구 △학교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 △학교폭력 해결에 관련단체들과 협력 등을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선언했다. 1학년 학급의 담임이자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원대한 교사(미림여고)는 "교사의 본질은 아이들 옆에 있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힘든데 교사가 행복할 수는 없다"며 "저 스스로 마음을 새롭게 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도회에 참석한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김종기 이사장은 "(학교폭력에 있어) 우리 어른들은 죄인이고 방관자이자 공범"이라며 "18년간 목이 터져라 외쳤는데 오늘 이 자리가 기도의 응답인 것 같다. 하나님이 주신 십자가로, 소명으로 알고 믿음의 교사들이 즐거운 교실을 만드는데 앞장서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특히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 등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이 직접 교사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1년 학교폭력으로 투신자살한 대구 중학생 권승민 군의 어머니 임지영 씨(중학교 교사)는 5분 메시지를 위해 이 자리에 참석, "한 번만 더 학생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고민하고 기도해달라.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을 늘 가슴 속에 가지고 있어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기독 교사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편지' 우체통에 정성껏 써내려간 편지를 담고 '우리 오늘 눈물로 한 알의 씨앗을 심는다'는 찬양으로 기도회를 마쳤다. 이날 드려진 헌금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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