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재료를 모아두면 달변가가 된다

[ 홀리스피치 ] 홀리스피치

신은경
2013년 05월 14일(화) 16:21

말을 잘하는 사람은 늘 말할 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평소에 자기가 말해야 하는 분야에 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들을 모아왔던 사람입니다.
 
아무리 말 잘하기로 소문난 사람도 짧은 인사말을 할 때에도 반드시 준비가 필요합니다. 행사에 참석하면 축하와 격려의 인사말 순서가 있습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자신이 지명을 받든 아니든, 마음 속으로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행사에서 나눠 준 브로슈어를 보고 행사의 제목, 주최자의 이름, 행사장에 모인 이들의 성향 등을 미리 파악하고 짧은 인사말을 준비합니다. 천편일률적인 인사말이 아니라 기억할 만한, 길지 않은, 그리고 앞의 사람들과 겹치지 않은 내용으로 준비해 놓습니다. 그러다 안 시키면 밑져야 본전이지만, 갑자기 시키면 준비 없이도 멋진 인사말을 하는 사람으로 칭찬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자신이 무슨 말을 할까에만 너무나 정신을 판 나머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에서 너무나 장황하게 말하는 바람에 모인 청중이 모두 지루해 하고 있는데, 내가 준비한 이야기가 있다고 내 차례가 왔을 때 너무 긴 연설을 또 하는 것은 차라리 안하는 것만 못합니다. 앞서 인사말들이 너무 길어 청중들이 몸을 뒤틀고 있었다면,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아주 파격적으로 간단하게 하는 것도 인기를 끄는 방법입니다.
 
말하기의 실력자냐 아니냐를 가르는 것은 바로 자료 싸움입니다. 평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해 많은 책을 읽고 중요 내용을 정리해 둡시다. 기록이 기억을 이깁니다. 분량이 한 없이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사용하는 노트는 같은 모양, 같은 크기로 계속 사용하면 좋습니다.
 
이렇게 모인 주제에 대한 정보는 '생각 서랍'에 담아두어야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피치의 골격을 구성하는 주요 아이디어들의 집합을 '토우피(토포이, topoi)'라 불렀습니다. '장소'라는 뜻을 가진 이 말은 한 주제와 관련된 아이디어들이 모여 있는 기억장소 혹은 생각서랍을 뜻합니다. 시간이 되면 같은 주제별 메모를 모아 컴퓨터 파일 형태로 만들어 놓으면 체계적으로 정보를 요리할 수 있게 됩니다. 모은 자료를 주제별로 묶어 각기 다른 파일에 저장해도 되고, 컴퓨터에 메모창고 파일을 각각 만들어 모아두면 유용합니다.
 
전 미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이러한 메모가 가득한 자신의 수첩이 엄청난 양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거나 연설을 해야 할 때 자신의 메모수첩을 훌훌 읽어보기만 하면 이야기할 내용이 잡힌다고 합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이용해 자신만의 3분 스피치를 만들어 연습해 볼까요?
 
'자료를 많이 모으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수없이 연습하고, 자신 있게 발표하라!' 이것이 바로 누구나 말하기의 달인이 될 수 있는 비법입니다.

신은경 / 장충단교회 권사ㆍ차의과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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