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많이 다니는 손녀, 가슴이 답답하다 호소합니다

[ 상담Q&A ] 상담Q&A

신혜순 교수
2013년 05월 14일(화) 16:17

   
Q : 초등학교 5학년 여자 아이를 보살피고 있는 할머니입니다. 아이는 학원 5곳을 다니며 공부도 잘 합니다. 그런데 자주(일주일 2~3번)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와 배가 아파 수 차례 큰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으나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아이의 아빠는 외국에 자주 나가고, 엄마는 직장에서 밤 9~10시 정도 귀가하고 귀가 후에도 직장 일을 하느라 바쁩니다. 엄마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모두 백점을 맞아오는 것을 기대합니다.
 
A : 아이가 가슴, 머리, 배가 아픈 것은 심리적 증상이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경미해서 위의 증상에 대한 진단을 내리지 못한다고 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위, 식도, 장 등에 신체적 증상이 나올 수 있습니다. 내과질환의 증상은 매우 심하기 전에는 발견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아프다는 것은 지금 상황에 대한 경고입니다.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학원을 다섯 군데나 다니느라 매우 분주하고 공부에 대한 열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백점을 맞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그것이 아이에게 요구가 지나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친 요구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아이에게는 긴장과 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에 대한 기대 수준이 어떠한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엄마는 밤 9~10시정도 귀가하니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낼 수 없고 업무상 피곤하니 대화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배가 아프다는 것은 아이들이 너무 심한 압박감이 있는 경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고 그것을 해소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의 따뜻한 모정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지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골고루 발달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지적인 사고 능력만을 발달시키면 감각, 감정, 직관적인 능력 등이 발달되지 못하고 또한 타고난 능력과 재능이 억압되어 자신감이 없거나 열등감을 느끼며 경쟁에서 패배주의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적인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운동도 시키고, 맛있는 식사를 하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며 자신이 지닌 능력이 어떤 부분인지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지적인 편파적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오히려 신경증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할머님의 손녀 역시 편파적인 지적 교육과 지나친 공부에 대한 압박감에서 신경증적인 증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장기관의 문제는 신경증적인 신체화 현상입니다. 아이가 운동을 하고 엄마가 챙겨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숙면을 취하는 것과 엄마와 대화하는 접촉 시간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의 생활에 엄마의 부분이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당분간 엄마가 데리고 먹이고 사랑도 주고 잘 재워야겠습니다. 아이 뿐만이 아니라 엄마도 함께 미술심리상담을 받는다면 아이의 고충을 빠른 시간 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빠 역시 자녀의 교육에서 배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직업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교육과 생활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신혜순 교수 / 한일장신대학교 미술치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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