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 고훈목사의 詩로 쓰는 목회일기 ] 고훈목사의시로쓰는목회일기

고훈 목사
2013년 05월 14일(화) 16:02

가시고기는 6㎝의 몸으로 민물에 사는 고기다.
 
맑고 깨끗한 하천변 수초에 암컷은 산란하고는 알들을 버리고 간다. 수컷은 물풀집에서 알들이 새끼로 부활될 때까지 지킴이가 되어 알들의 안전을 위해 자기 몸은 돌보지 않고 오직 보호하는데 목숨을 건다.
 
새끼들이 부화되어 나오면 이미 지쳐버린 가시고기는 새끼들을 위해 자기 몸을 내놓는다. 벌떼처럼 새끼들이 애비 몸을 뜯어먹고 큰 하천으로 나가 생존한다. 수컷 가시고기는 앙상한 가시만 남기고 죽는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 다움이를 위해 아빠 정호연은 신장을 팔아 병원비를 마련하려다 간암을 발견하고 6000만원 받고 각막을 팔아 치료비를 준비하여 다움이에게 주며 엄마에게 보내고 시골 폐교에서 가시고기로 죽는다(조창인의 가시고기).
 
이 세상의 모든 부모는 이렇게 자식을 위해 가시고기로 죽는다.


 
가족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마주봄으로도 행복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웃지 않아도 기쁨이었고
울지 않아도 눈물이었고
입을 열지 않아도 말씀이었다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소중한 피붙이
환한 얼굴로 꽃핀 정의
더러 성난 얼굴로 승화된 사랑
 
그리하여
집안에 사람 냄새 가득하고
넉넉함은 넉넉함대로
이웃과 나눌 수 있어 좋고
모자람은 모자람대로
서로 견디며 살 수 있어 좋은

그분이 다리 되어
하늘이 와 닿고
강물 흐르고 있어
굳이 사랑한다는 말 없어도
우리는 모두를 사랑할 수 있었다
 
가족은
이미 와 있는 축복이어라
바꿀 수 없는 값진 은총이어라
 
그 분 계심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마주봄으로도 행복했다

 

고훈 목사 / 안산제일교회ㆍ국제펜클럽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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