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보내며 생각하는 '기독 교사의 사명'

[ 다음세대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5월 10일(금) 14:00
제자들과 함께하며 고민에 귀기울였던 예수님처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라"
훈계하되 감정적 대응은 배제, 대접 받기 보다 섬김을
 
언제부턴가 교실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스승의 권위는 사라지고 일명 '교권침해'를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사례는 1691건으로 학생인권조례 시행 전인 2010년 134건에 비해 11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교사에 대한 욕설과 폭언이 가장 많았으며 수업진행 방해, 교사 폭행, 교사 성희롱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6일 '교권보호지원센터'를 개소했다. 같은날 대통령령으로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이 시행된 것에 대한 결과로 상담원이 센터에 상주해 교권침해 사안을 접수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교사의 권위가 추락한 교실에서 매일 강단에 서야 하는 교사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기독 교사라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경기도 부천북고 수학교사인 김종찬 집사(주사랑교회)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착하고 선생님을 잘 따르지만 아직 미성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실수할 때가 있다"며, 학생들을 미성숙한 존재로 이해하고 품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경력이 많은, 남성 교사에 비해 초년 교사이거나 젊은 여성 교사일수록 어려움에 노출되기 쉽다고 했다.
 
11년차 교사로 2학년 반을 담임하고 있는 그는 "교직을 원한다면 성직자처럼 희생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나를 포기할 수 있어야하고 대접받기 보다 섬기려는 마음을 품어야 한다"면서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따지고 학생들을 훈계하되 감정적인 대응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교사의 리더십 또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성여자중학교 이광형 교목은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는 물론 아이들 자체가 많이 변했다. 이제는 교사도 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전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리드하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의 스승 개념은 앞에서 끄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하는 교사에 가깝다. 예수님의 방법처럼 제자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고민과 갈등에 귀기울이고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스승의 날을 통해 교사는 자신을 성찰하고 학생들은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한 이광형 교목은 학생들이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기 위해서는 가정 내 교육,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스승의 날이던 지난 15일 보성여중 학생들은 정성껏 쓴 편지와 카네이션 화분을 교사에게 전달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정년 은퇴를 앞두고 있는 한 기독 교사는 "교실의 권위는 '가르치는 것'에서부터 비롯되는데 학원, 과외 등 선행학습으로 다 배우고 오기 때문에 학생들은 인격적인 개입을 거부하게 된다"고 과도한 사교육 열풍을 경계하며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교권회복도 가능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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