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립습니다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임인채 목사
2013년 05월 09일(목) 17:41

지금 시무하고 있는 교회에 부임한지 만 17년을 지나 18년째 들어섰는데,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지금까지 이 교회에서 목회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교회는 전형적인 장로교회에 전형적인 지방교회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다 오래된 역사까지 가지고 있어서 젊은 목회자가 의욕을 가지고 목회를 하기가 쉽지 않은 교회였다. 부임 당시 55년의 역사에 담임목사가 열네 번이나 바뀌었던 녹녹치 않은 교회에 필자가 15대 담임목사로 부임을 하였다.
 
이렇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방에 위치한 정통 장로교회에 부임한 나는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43세의 피 끓는 젊은 목사가 목회의 꿈을 마음껏 펼치기에는 매우 힘든 환경이었던 것이다. 주일 낮 예배시작 30분 전에 시작된 장년공과 공부가 본당에서 장로님들에 의해 진행이 되었는데 예배시작 2~3분 전에야 끝이 나곤 했다. 장년공과 공부가 끝이 나면 바로 이어서 주일 낮 예배가 시작되었는데 뭔가 김이 빠진 분위기에서 예배가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예배의 광고를 수석 장로님이 맡아서 하는데 중요한 광고가 잘 전달되지 않아 담임 목사가 다시 반복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많이 있었는데 서울에서 주로 교회 생활을 해왔던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갈등하며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몇 년만 있다가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다시 돌아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의 이런 목회적인 고민을 이해하시면서 격려해 주시는 장로님이 계셨다. 그 분은 아동부전국연합회 회장을 하시면서 전국적인 활동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우리 교회의 문제점을 잘 알고 계셨고 나의 목회적인 고민에 공감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그 분의 조언과 격려를 받으면서 하나씩 개혁해 나가기 시작했는데, 누군가 개혁을 잘못하면 죽는 수가 있다고 했는데 정말 죽을 뻔한 일이 여러 번씩 있었다.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남아 있는 것이 정말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그 장로님이 암으로 인해 10년 전 하나님 나라로 가셨는데 목회하면서 힘들 때마다 그 장로님 생각이 문득 문득 떠오르며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리고 또 한 분 어머니와 같이 나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시고 격려하며 위로해 주시던 권사님이 계셨는데 그분도 노환으로 인해 수년 전에 하늘나라에 가셨는데 마치 내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 같이 몹시도 슬펐다. 그분은 기도 생활에 항상 힘쓰시던 분이어서 그런지 내가 힘들어 하고 있을 때마다 미리 아시고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곤 하셨다.
 
"목사님,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사랑하신대요. 힘내세요!"라고 말씀하시던 권사님의 그 자상한 모습과 음성이 그리워질 때가 종종 있다.
 
지금까지 목회를 하는 동안 나를 힘들게 하고 눈물 나게 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같이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면서 힘이 되어 주신 분들로 인하여 지금까지 견디어 왔는데 근래에 그분들이 더 많이 그리워지는 것은 웬일일까?

임인채 목사 / 동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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