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놀러온 5월 문화계

[ 문화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3년 05월 09일(목) 15:49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살랑대는 봄바람. 밖으로 나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눈부신 햇살이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한다면 부담없이 갤러리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문화와 예술의 거리 '인사동'을 거닐다 따뜻한 그림들을 만나 보는 것도 봄바람과 잘 어울리는 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특히나 이번주에는 한국 화단의 거목이자 대표적인 기독교 화백 운보 김기창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준비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운보 김기창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전
 
 

   
 

운보 김기창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백년의 꿈'이 오는 21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운보 김기창 화백에게 직접 사사받은 제자와 후진들의 모임인 '운사회(운보를 사랑하는 모임)'(회장:이환영)가 김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고자 마련했다. 원로 한국화가 오태학 이영복 최재종 심경자 등 홍익대 제자와 운보 김기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운사회'회원, 운보가 생전에 후원한 초대작가 등 50여 명이 참여한다. 평생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지만 정확한 묘사와 활달한 필력으로 1만 50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운보 김기창. 무엇보다 김 화백이 기독교적 신앙을 조선시대 풍경으로 그려낸 '예수의 생애'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수태고지' '부활' 등 예수의 일대기를 파노라마처럼 전개시킨 연작 30여 점으로 '수태고지'부터 '승천'까지 예수의 전 생애를 동양화로 담아낸 역작이다.
 
장애를 신앙과 그림으로 이겨낸 운도 김기창 화백에 대해 오광수 미술평론가는 '백년의 꿈' 전시 서문에 "선생의 작가적 위상이나 우리 미술계에 미친 공적과 영향 면을 떠올려보면 국가 차원이나 전미술계가 의미있는 추모 행사를 마련해야 마땅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불구의 몸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한 점에서 인간 승리의 귀감이 되었지만 그의 예술이 우리 미술계에 남긴 업적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이 행사가 계기가 되어 운보선생의 예술을 여러 각도로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찾아가는 '인도사진전'
 
 

   
 

12년 전 두달간 인도배낭여행으로 다채로운 문화적 체험을 통해 '인도'의 매력에 푹 빠진 조철규 목사가 또 한번 인도를 찾아 떠난 후 그들의 삶을 렌즈에 담아 소개하는 인도사진전을 지난 18일까지 인도문화원 갤러리에서 진행한데 이어, 인도 음식 페스티벌 초청전이 오는 31일까지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3층 레스토랑 오랑제리에서 열리고 있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사주신 카메라로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세계와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재발견하게 됐다"는 조 목사는 인도의 작은 도시와 시골마을을 돌며 종교의 벽도 이질적 문화의 벽도 녹여 내리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공감, 일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거대한 사원과 성채들 이국적인 풍광들은 더 이상 관광지가 아니라 그저 이웃들의 삶 자체였을 뿐이었다. 무엇보다 최근 다양한 사건으로 인도에 대한 이미지가 '야만적인 모습'으로 인식되어 가는 것에 대해 조 목사는 "사진으로나마 인도 사람들과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조 목사는 이번 사진전을 '찾아가는 갤러리'로 열고 싶다고 했다. 교회 학교 병원 등에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소통'을 시도하고 싶기 때문. 인도를 조금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조 목사의 홈페이지(www.joart21.com)를 방문해 사진전 개최나 전시일정을 문의할 수 있다.
 
가족 위한 판소리 뮤지컬 '닭들의 꿈, 날다'
 
 

   
 

전시회가 아쉽다면 온 가족을 위한 판소리 뮤지컬 '닭들의 꿈, 날다'를 추천한다. 오는 6월 2일까지 열림홀에서 열리는 판소리 뮤지컬 '닭들의 꿈, 날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단한 일상과 성공을 향해 질주하느라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게 해주는 창작품이다. 뿐만아니라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존재하는 이별의 상처와 조류독감과 콜레라로 생명체가 살처분 당하는 모순된 생태 환경 문제를 작품 속에서 유쾌하게 담아냈다. 깨진 세상에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과 잃어버린 꿈을 찾아 나선 이들이 만나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장애를 극복하고 새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엉뚱하면서 감동이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공연은 열림홀에서 평일 오후 8시(월요일 제외), 토요일은 4시와 7시, 주일은 오후 4시에 관람할 수 있다.
 
7번째 앵콜공연, 연극 '유츄프라카치아'
 
 

   
 

혹시나 요즘 "나 외롭다!"고 느끼고 있다면 연극 유츄프라카치아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이 한번 만지기만 해도 죽어버린다는 '유츄프라카치아'는 그 사람이 매일 만져 줄 때 신비한 생명력으로 다시 살아난다고 한다. 유츄프라카치아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며 누군가의 사랑에 목말라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연극은 7번째 앵콜공연으로 외롭고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진한 사랑의 메시지를 통해 생명을 만들어 내는 삶의 감동을 전한다. 공연은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와 7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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