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충분히 잘 권리를 주자!

[ 교단일기 ] 교단일기

김천갑
2013년 04월 26일(금) 10:17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약 18.6%가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수업시간에 잔다. 학교 수업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잠자는 학생들이 날씨가 더워지는 6월과 7월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거나 게임 등으로 인해 수면시간이 부족해 수업 시간에 졸려서 엎드려 자게 된다. 그 외에 학교생활이나 부모관계에 만족하지 못 하거나, 자기 자신 또는 진학 및 취업에 대해 부정적인 청소년이 수업에 흥미를 갖지 못하고 수업시간에 더 많이 잔다.
 
2년 전에 사교육을 새벽까지 받기 때문에 수면이 매우 부족한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항상 "하루 종일 잠만 자봤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그 학생은 너무나 피곤해서 수업시간에 졸거나 엎드려 자곤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전화해서 "어머님, 제발 자녀에게 잠 좀 자게 해주십시오. 항상 피곤한 상태이고 수업시간에서 졸려서 엎드려서 잠자기도 합니다. 아이가 하루 종일 잠만 잘 수 있으면 소원 없겠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그 후에 어머니께서는 자녀가 어느 정도 잠을 자게 해줬고, 아이의 얼굴은 전 보다 밝아졌다. 하지만 기말고사가 끝나고 연락이 왔다.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잠을 자게 해달라고 해서 잠을 자게 했는데, 시험 점수가 떨어졌다." 이것이 '수면'과 '학습'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의 현실이다.
 
미국 부모들의 60%는 자녀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대답은 다르다. 미국 고등학생들의 60%가 주간에 극도의 졸음을 느낀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그 학생들의 25%가 그 졸음 때문에 점수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졸음과 성취도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에서 33% 사이의 학생들이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씩 수업시간에 졸려서 잠을 잔다. 프레데릭 댄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들이 하루 밤에 평균 6.5시간 이상을 잔다. 오직 고등학교 3학년의 5%만 평균 8시간 이상을 잔다.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청소년 10명 중 7~9명이 주중 평균 수면이 부족한 상태다.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중학생이 7.1시간, 일반계 고등학생이 5.5시간, 특성화계 고등학생이 6.3시간이며, 수면시간이 8시간 미만인 경우는 중학생이 74.8%, 일반계 고등학생이 97.7%, 특성화계 고등학생이 89.8%였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5.4시간으로 최소 적정 수면시간이 6시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주일 동안의 수면이 피로회복에 충분했다고 생각하는 고3 학생은 전체의 21.6%에 불과하여 5명 중 4명은 피로가 누적된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잠을 줄여서라도 공부할 시간을 늘리기를 바란다. 하지만 과학적 연구에 의하면 공부한 것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낮에 배운 것을 기억하기 위해 수면 중에 처리한다. 그래서 낮에 더 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저녁에 더 많은 잠을 잘 필요가 있다. 밤늦게까지 시험 준비를 하고 부족한 수면으로 인해서 다음 날 시험을 망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낭패는 이런 의미에서 우연이 아니다.
 
지구상에 있는 다른 피조물들은 생물학적인 명령인 수면 욕구에 복종을 한다. 하지만 인간만 유일하게 밤을 대낮처럼 밝히고 잠이라는 생물학적 요구에 저항하려고 노력한다. 청소년들이 지친 심신을 회복시키고 새롭게 배운 것을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하자. 낮에 공부하고 밤에 충분히 숙면을 취하는 것이 창조의 섭리이다.

김천갑/용북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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