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비, 후원교회와 선교사들 간에 온도차 커

[ 교계 ]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3년 04월 24일(수) 17:14
연평균 선교비 1가구 평균 1949만원
경제적 어려움으로 선교역량 강화 걸림돌
교단 차원의 선교비 자금원 개발 전략 필요
 
2012년에 한국교회가 해외에 파송한 선교사는 모두 1만9798명에 달하며, 이들의 연평균 선교비는 선교사 1가구당 평균 1949만원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한국선교연구원(원장:문상철)이 2012년 10월 31일부터 올 1월 11일까지 국내 교단선교부와 선교 단체들에게 이메일과 전화, 팩스를 통해 진행했으며, 모두 167개 선교부와 단체들이 회신해 온 결과를 종합했다.
 
최근 선교현황 리서치 보고회를 연 한국선교연구원은 이번 발표에서 2012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의 수가 2011년 대비 425명이 늘어난 1만 9798명으로 나타났지만 증가율은 점차 둔화되고 있고 20~30대 청년 선교사들도 22.3%에 불과해 '선교사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선교비 부분에 대한 조사가 눈에 띈다. 연구원측은 2012년 선교단체들의 예산 총액은 3858억 7440만원이며, 1인당 평균 선교비는 1949만원으로 2011년의 1880만원과 비교하면 69만원 상승했다. 또한 연구원은 선교사들의 재정 지출 항목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선교사들은 선교비 중 41.6%를 생활비로 사용했고, 사역비는 23.9%, 본부 사역과 운영비로 13.2%, 선교단체의 프로젝트에 2.8%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교비의 대부분은 교회들의 후원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교회들의 후원은 41.6%로 가장 많았고 개인 후원이 34.9%로 뒤를 이었다. 이어 기관과 단체 후원은 9.8%에 그쳤다. 문상철 원장은 "선교사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선교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재정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본교단의 경우 선교사들의 선교비를 매달 미화 2000불로 정하고 있다. 1년이면 2만4000불로 한국선교연구원이 발표한 선교사들의 연평균 선교비보다는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선교비와 관련해서는 후원교회들과 선교사들 간에 온도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교비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교회들로서는 적지 않은 규모의 선교비 후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선교지의 형편과 가정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정액으로 고정되어 있는 선교비로 생활과 사역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선교사들로서는 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선교비 마련의 다변화도 모색되고 있다. 지난 16일 발표회에서도 문상철 원장은 "선교비 자금원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는 비지니스 선교와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통한 선교비 마련 등이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새로운 전략들'이 선교지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마련되어서는 안되고 선교본부나 단체들의 체계적인 전략에 따라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20년 경력의 한 선교사는 "선교현장의 역동성에 대해 선교본부가 모두 파악하고 체감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면서, "선교비 문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선교본부와 교단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일을 시작해야만 선교사들의 불만도 줄이고 사역의 합리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선교연구원은 선교일반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해외선교사 절반 이상인 52.9%가 아시아권에서 활동하고 있고 26.9%는 이슬람권에서 사역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81.3%에 달하는 선교사들이 성경번역과 교회개척, 제자훈련, 교육사업, 순회전도 및 신학교육과 같은 전통적인 영혼구원 사역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교사 파송 비율만 놓고 봤을 때 선교단체보다는 교단이 파송한 선교사들의 수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와 비교해 교단 파송 선교사들의 수는 46.7%에서 48.5%로 2.2%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선교사의 학력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항목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석사학위 이상인 선교사의 비율은 지난 4년 동안 27.3%에서 33.3%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단 파송 선교사들의 수가 선교단체 파송 선교사보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대부분의 교단 선교사들이 석사과정 이상을 마친 목사라는 사실과 정확히 비례하는 것을 알수 있다. 이 밖에 연구원은 4년 사이에 선교사 남녀 성비가 역전됐고 독신 선교사가 늘었다고 밝혔다. 2008년에는 남성 선교사가 52%였으나 지난해 여성이 53.7%로 더 많아졌다. 독신 선교사는 10.3%에서 13.8%로 늘었다. 한국선교연구원은 1979년 나일선 박사(Dr. Marlin L. Nelson)가 처음으로 시작했던 한국 선교 현황에 대한 연구의 뒤를 이어 1990년부터 매 2년마다 선교현황 설문조사를 시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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