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건진 새생명의 은혜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

장덕인 선교사
2013년 04월 24일(수) 15:44
짧은 생을 사는 동안 누구나 겪는 일은 아니지만 적지않은 사람들이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사경을 헤매는 경우가 있다.
 
우리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10년 전 교회 이전에 이어 곧바로 사택 이사를 했고, 그때 마침 교회 창립 특별 새벽기도회가 있었다. 한 사람이도 더 나오게 하려고 아내가 픽업을 하기로 했다. 마침 브라질에서 온 모 집사가 나온다고 하여, 교회와의 거리가 차동차로 30분거리인 센트로까지 한주간 다녔다. 낮에는 창립 주일 행사를 위한 대청소와 전도, 심방 등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한 달 가량 몸살, 감기로 고생했는데 그때마다 타이레놀과 아스피린으로 다스려가며 사역을 했다. 드디어 창립 주일을 은혜 중에 성대하게 잘 지냈다.
 
그러나 아내는 주일 오후부터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기침은 더욱 심해졌고 수요일부터는 열이 40도까지 올라 결국 금요일 오후에 동네 병원을 찾았다. 급히 진찰을 했으나 의사조차도 잘 모르겠다며 이틀 정도 입원을 권했다. 각종 검사를 했지만 뚜렸한 원인을 못찾았고 차도도 없었다. 결국 담낭이 회생 불가능 상태가 되고 말았고 떼어 내기로 했다
 
토요일은 청년대학부 수련회가 있어서 의사에 맡기고 수술 들어가는것도 보지 못했다. 수련회 개회 예배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 보니 담낭절제를 마친 다음이었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아내의 증세는 더욱 심해졌고 주일 저녁에는 "여보 배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아요 이러다간 죽을 것 같으니 기도 좀 해주세요."라며 사경을 헤맸다. 계속되는 신음 가운데 밤중에 의사를 불렀더니 MRI 촬영을 하고 난 후 의사들도 알수 없으니 오늘밤을 잘 넘기고 아침에도 차도가 없다면 개복을 하겠다고 했다. 결국 아내는 아파서 잠을 이루지 못했고 월요일 아침에 개복 수술을 하게 됐다.
 
필자도 수술을 참관했는데 장기의 부분 부분에 노랗게 염증이 있었고 더러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멕시코의 무서운 살모넬라 균이 소장에 감염되어 소장에 많은 염증과 구멍이 생겨 결국 소장을 2m 정도 절단했다. 아내는 면역력이 떨어져 호흡 곤란과 기침, 코피가 쉬지 않고 흘렀고, 수술 후 합병증으로 몸이 부어 평소 50Kg이던 체중이 80kg까지 늘었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생명은 건졌으나 23일 만에 퇴원을 하려니 병원비가 3, 000만원 정도 나왔다. 막막했다.
 
게다가 모든 여건이 열악하고 비싼 멕시코 병원에서는 2차 수술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한국에서 수술을 하기로 하고 수술 후 2개월 정도 지나 수속을 했다. 12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에 도착해 바로 병원으로 직행했다. 이후 여러 검사를 두 주간에 걸쳐서 하고 난 후에야 소장과 대장을 잇는 봉합수술을 했다.
 
선교지와 고국에서의 수술과 치료 과정에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여러 교회들과 개인적으로 사랑과 은혜를 받은 것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 지면을 통해 두 가지만 말하고 싶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갑작스런 일을 당하고 막막할때 하나님의 손길이 있음에 감사 드린다. 선교사 가정에게 큰 부담이었던 병원비도 많은 분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다 감당되었고 수술과 회복도 잘 되었던 것에 특히 감사 드린다. 지금은 그때의 기도 응답으로 무슨 일을 만나도 그저 감사하고 당치도 않는 오해와 비방이 있어도 잘 감당한다. 왜냐하면 다시금 새 생명을 주셨고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본교단 파송 멕시코 선교사 장덕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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