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를 문화 나누는 거리로"

[ 문화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4월 17일(수) 15:36
'살아있는 뒷골목 문화' 만들기 앞장서는 '라이프 스타일 플래너' 문종길 대표
 
전세계 역동적인 도시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골목이 살아있다'는 점.
 
   
▲ 살기 좋은 우리 동네 만들기에 마음이 통한 오창우 목사(한남제일교회)와 문종길 대표가 이태원 뒷골목에 자리한 문화공간 '히든 어드레스' 앞에 함께 섰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살아있는' 골목이 있다. 인사동길은 물론이고 新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삼청동 골목길, 신사동 가로수길 등이 그렇다. 최근에는 이태원 골목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는 입소문이 들린다. 그 중심에 서있는 문종길 대표(키네틱디자인, 한남제일교회)를 지난 2일 만났다.
 
한남제일교회 담임 오창우 목사와 함께 찾아간 문 대표의 아지트, 빈티지 카페라고 불리는 '히든 어드레스'는 마침 내부 단장에 한창이라 한산했다. 7개월 전 이태원 뒷골목에 문을 연 '히든 어드레스'는 어느새 빈티지 마니아들 사이에서 한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뉴욕에서 열린 콘셉트 코리아에 참여한 바 있는 문종길 대표와 할리우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엘 킴백이 공동 구상해 만든 곳으로 단순히 커피나 음료를 파는 카페를 넘어 "문화를 파는 공간"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구나 리빙 관련 소품은 주로 영국에서, 의류는 미국에서 들여왔는데 가만히 보면 문고리 하나에도 품격이 있다. 수지타산(收支打算)을 따진다면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다.
 
자신을 '라이프 스타일 플래너(Life Style Planner)'라고 소개한 문 대표는 "이태원에 처음 왔을 때 묘한 동네라는 생각을 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지만 거리도 지저분하고 먹거리 또는 퇴폐, 향락 문화 외엔 제대로 된 문화가 없었다"고 이태원의 첫 인상을 전하면서 "전세계 여러나라를 다녀봤는데 살아있는 도시일수록 뒷골목 문화가 살아있다. 이태원에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문 대표가 다세대 주택의 전층을 문화공간으로 개조한 이후, 하나둘씩 리모델링이 진행되면서 지금 이 일대 거리는 전체가 공사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우리 동네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까?' 공간 디자이너인 문종길 대표와 29년째 한남동에서 목회하고 있는 오창우 목사의 고민은 '우리 동네'라는 동일 지점에서 만나고 있다. 오 목사는 "삼청동길 형성 과정은 못봤지만 이태원이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새삼 놀라고 있다. 교회가 과연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 싶다"면서 "교회도 성전의 개념 보다 성찬의 개념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 같다. 지역사회를 위해 누구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들어가보고 싶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남동ㆍ이태원 일대가) 밥만 먹고 돌아가는 먹거리촌 보다 문화를 나눌 수 있는 명소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 지역 목회자로서 그의 바람. 문 대표 역시 "앞으로 공간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