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맛이 나지 않는 이유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강덕 목사
2013년 04월 17일(수) 11:35

공병호 씨가 쓴 책에서 읽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유명한 맛 집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메뉴가 하나, 많으면 둘이라는 점이다. 자기가 제일 잘하는 음식 하나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하나의 음식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차별화된 음식 맛을 낸다. 반면에 맛이 그저 그런 음식점의 특징은 메뉴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음식을 다 만들어 내자니 특별한 것이 없고 모두 맛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행주산성 근처에 허름한 국수집 하나를 이야기 했다. 3000원 짜리 국수를 파는 집이다. 그러나 그 집 국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식사 시간 때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야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그 집이 하루에 파는 국수가 3000 그릇이라고 한다. 주일엔 꼭 문을 닫고 쉬는데도 한 달 매출액이 2억 2500만 원이다. 비록 허름한 국수집이라 해도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철저히 고객들의 입맛에 맞도록 만들어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는 살 맛 나는 이 국수집 이야기를 들으면서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믿음으로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왜 살 맛이 나지 않을 때가 많은가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뇌리를 번쩍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살 맛 나는 맛 집의 비밀을 우리가 놓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믿음이란 우리의 삶을 결코 우리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사는 것이 아니다. 오직 우리의 왕이신 하나님 한 분의 입맛에 맞추어 사는 것이다. 그렇게 살 때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고 어떤 형편에서든지 살 맛이 나는 신비를 경험한다. 그런데 인생을 세상적 욕심과 탐욕으로 변질된 우리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살려고 하니까 살 맛이 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맛이 나는 것이다. 삶을 하나님 입맛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살려는 사람의 사는 모습이 어떠한가? 하나님 말씀을 듣더라도 자기 입맛에 맞는 말씀에만 '아멘'을 한다.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자신의 뜻과 욕심을 이루기 위해서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만을 가려서 만난다. 또 만나는 사람을 진정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을 이루는데 이용하려 들기 때문에 잠시 후에 그런 사람은 썩어가는 악취를 풍기며 변질된 인생임을 하나님이 드러내신다(시편37).
 
우리 교우 중에 결혼한 지 7년이 지나도록 아기가 생기지 않아 힘든 시험관 아기도 수없이 시도했지만 실패한 집사님 부부가 있다. 주일설교 말씀을 듣고 한 번도 안간 태국단기선교에 가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였더니 하나님은 그들에게 그토록 바라던 아기를 주셨다. 한 아들도 감사한데 몇 해 후 캄보디아단기선교 광고를 듣고 참여할 마음을 성령님이 주셨다. 어린 첫 아기가 있어서 참석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단기선교 하러 가는 한 사람의 참가비 전액을 다음 주에 헌금하는 방법으로 순종하겠다고 기도했더니 그 주간에 둘째 아기를 임신하여 딸을 선물로 받은 부부가 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위해 움직이면 살 맛이 나는 인생을 산다는 진리를 그들은 오늘도 증언하고 있다.
 
향기나는 인생, 살 맛 나는 인생은 나를 기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생명의 주인 되신 하나님 한 분만을 기쁘시게 할 때 찾아오는 것이다. 믿음이란 오직 하나님의 입맛을 맞춰드리기 위해서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내게 무엇이 유리하고 불리한가 하고 세상적인 계산과 잔머리를 굴리는 것은 믿음도 아니고 지혜는 더더욱 아니다. 오직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이라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순종하는 마음이 믿음이다. 그 믿음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히11:6). 그런 믿음의 인생길을 걷는 자에게 살 맛이 나는 복이 임한다.

김강덕 목사 / 명수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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