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목사 선정 놓고 싸우는 교인들, 차라리 떠나고파

[ 상담Q&A ] 상담Q&A

황해국 목사
2013년 04월 16일(화) 16:49

   
Q : 한 교회를 3대째 섬기고 있는 30대 후반의 집사입니다. 최근에 원로목사님이 은퇴를 하시고 후임목사님을 모시는 문제로 교회가 갈등 속에 있습니다. 당회원들과 교인들이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자주 충돌하더니 급기야는 이상한 말들이 난무하고 다투기도 합니다. 평생 함께 교회를 섬기던 교인들끼리 서로 다투고 비난과 험담을 늘어놓는 것도 싫은데 어릴 때 함께 교회학교에서 성장했던 친구들끼리도 어색해져 버렸습니다. 차라리 교회를 떠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한 교회를 3대째 섬긴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요, 하나님이 허락하신 특별한 은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내 몸처럼 소중했던 교회가 분규와 갈등에 싸이게 되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교회가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교회의 갑작스런 성장이나 감소, 재정지출이 큰 사역을 진행할 때, 또는 항존직 선거, 담임목사나 원로장로의 은퇴, 기득권이나 주도권을 가지고자 하는 사람이 생길 때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교회는 이런 현안이 있을 때, 서로 다른 상충된 요구사항들이 서로 맞설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기도하고 교인들의 의견을 일치시키는데 먼저 힘을 쏟아야 합니다.
 
교회 갈등도 점진적인 단계를 거치면서 점점 더 커지게 되는데 어떤 갈등이든지 갈등은 항상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입니다. 갈등이 커지면 사람들의 마음이 상처를 받게 되고 본질의 문제를 떠나 감정의 문제가 개입되면서부터는 회복이 불가능해지거나 갈등이 해소될지라도 치러야 할 희생이 너무 크기 때문에 모든 분규는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교회 갈등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면서 언어의 왜곡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극단적인 흑백논리와 과장, 일반화와 인위적인 추측, 그리고 말이 거칠어집니다. 이때 등장하는 사람이 적장(敵將, enemy commander)입니다. 이 사람은 평상시에는 주목받거나 리더십이 없던 사람인데 갑자기 혜성같이 등장하여 갈등의 중심에 서서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며 싸워야 할 명분을 자꾸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 때문에 싸움이 더 치열해지고 협상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상대방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단계로 들어가는데 이때 고의적인 거짓말이나 가십(gossip)등 무익한 말이 난무합니다. 그러면서 갈등이 폭발하는데 이때는 상대방을 원수로 규정하고 이를 박멸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거짓된 소명(unfaithful calling)이 생깁니다.
 
이때는 타협이 없고 다 망할 때까지 끝까지 가보자는 극단적인 감정에 사람들이 사로잡힙니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막장까지 가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의 분규나 갈등은 어떤 이유에서든 마귀가 좋아하는 것이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정의를 세우기 위해 싸운다는 말은 거짓이고 이미 속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교회이든 갈등이 없는 이상적인 교회는 없습니다. 갈등이 없는 교회가 좋은 교회가 아니라 갈등이 생길 때 마다 지혜롭게 해결하고 그 갈등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인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가 어려울 때, 함께 동조하고 흥분하지 말고 또 교회를 떠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누군가는 화평을 위해 외치는 자가 있어야 협상과 갈등 해결의 고리를 풀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교회를 가장 위하는 일이고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교회도 갈등과 차이를 극복하고 지금 우뚝 선 것이 아니겠습니까?

황해국 목사/세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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