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처럼

[ NGO칼럼 ] NGO칼럼

김희수 목사
2013년 04월 16일(화) 16:19

예수, 그는 세상을 구원하시는 이 곧 그리스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를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라고 부른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역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것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가르쳐 주실 때, 하나님의 나라를 '겨자씨'(mustard seed)에 비유하여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 '겨자'는 '나무'에 속하지 않고 '풀'에 속한다. 팔레스타인에서 겨자씨는 다른 모든 식물들의 씨보다 작은 씨로 알려져 있다. 겨자씨의 크기는 우리가 흔히 쓰는 볼펜으로 찍은 점처럼 아주 작다. 그러나 이 겨자씨가 땅에 심겨지면, 그 씨는 싹을 틔우고 뿌리와 줄기를 내게 된다. 이 겨자의 줄기가 다 자라면 그 줄기의 높이가 5m에 이른다. 그리하여 새들이 깃들일 수 있게 된다.
 
하나님의 나라는 겨자씨처럼 아주 작고 초라하게 시작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점점 자라고 강해진다. 이에 대한 실례를 소개한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었을 때(1969년)다. 그 때에도 내가 살던 마을에는 교회가 없었다. 그런데도 예수님을 믿는 할머니 두 분이 계셨다. 그 두 할머니들-큰 할머니와 작은 할머니로 부름-은 남편들로부터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1시간 이상을 걸어서 교회를 가시곤 했다. 이 두 할머님의 남편들은 양반문화와 전통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시던 분들이었다. 두 할머님의 남편들은 '예수교'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계시는 분들이었다. 핍박하는 남편들의 권세는 대단했지만 핍박을 받는 할머니들은 너무도 무력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할머니들은 결코 예수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동리에는 늘 가난과 병고(病苦)에 시달리던 한 어머니가 계셨다. 그 어머니는 가난과 병고에서 해방되기 위해 귀신들을 정성을 다해 섬기고 있었다. 무당을 모셔다가 굿판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의 무거운 짐은 전혀 가벼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큰 할머니가 그녀를 찾아와서 "이제 예수를 믿읍시다. 예수를 믿으면 병도 낫게 될 테니까"라고 말씀하셨다. 큰 할머니의 말은 가난과 병고에 시달리던 그녀에게 '작은 희망'으로 들려왔다. 며칠 뒤에 작은 할머니는 그녀를 데리고 교회로 가셨다.
 
그녀가 처음으로 예배에 참석하고 있을 때, 자비하신 구주 예수님은 그녀를 불쌍히 여겨 주셨고, 상처를 만져주셨다. 그녀는 예배 중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비로소 삶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다. 다음 날, 목사님과 사모님, 집사님들이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그들은 찬송가도 부르고 말씀을 하기도 하고 기도도 했다. 그녀는 비로소 거짓된 미신숭배를 버리고 오로지 예수님만 믿기로 했다. 그런데 심방예배에는 그녀의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의 소년이었다. 소년은 그 때 처음 찬송가 소리를 들었다. 소년의 마음은 찬송가에 있던 '천국백성'이란 말에 사로잡혔다. 결국 소년은 다음 주일 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찾았다. 소년은 열두 살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러나 소년은 세상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종이 되어 사람들을 구원의 길로 이끌겠다"고 서원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고 다른 길을 가고자 했다. 소년은 청년이 될 때까지 하나님의 부르심을 수없이 부인하고 다른 길을 가려했지만, 하나님은 한 번도 부르심을 포기하지 않으셨다. 결국 소년은 청년이 되었을 때 한 번도 포기하지 않으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복하여 부르심에 순종했다. 소년은 목회자가 되어 사람들을 주 예수께로 인도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기도는 응답됐다. 한 할머니의 남편은 주 예수를 잘 믿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고, 다른 할머니의 남편은 임종 전에 주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의 기도와 헌신을 통해서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주 예수께 돌아왔다. 그리고 할머니들의 자녀와 손자와 손녀들은 모두 주 예수를 구주로 믿는 사람들이 되었다.
 
이렇게 하나님의 나라는 아주 작고 초라하게 시작하지만 반드시 자라간다. 하나님 나라 선교는 소수의 초라한 사람들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선교는 온 땅을 덮고 있다. 이렇게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박해나 훼방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라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왜냐하면 하나님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의 왕이시기 때문이다.

김희수 목사(월드비전 Christian Commitment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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