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헌법 내 '청목 제도', 어떻게 달라졌나?

[ 목회·신학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3년 04월 15일(월) 18:35
'2년 미만 수학'청빙 불허, KPCA 목사 교단내 유입 자격 강화
 
최근 후임목사를 청빙하는 교회들 가운데 목회자의 소명이나 영성을 우선순위에 두기 보다 당장 눈에 드러나는 외부 조건들을 고려하고 청빙을 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외국 박사학위 소지자나 해외목회 경험자를 선호하는 한국교회의 분위기가 이같은 문제를 더욱더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최근 외국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사역하던 목회자를 후임목사로 청빙한 교회들 중에 청빙 절차가 교회내 갈등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된다.
 
서울에 위치한 한 교회는 청빙된 목회자가 본교단에서 인정하는 외국의 타교파 직영 신학대학원 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오랫동안 교회 안에서 갈등을 빚었다. 이 사건은 최근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하지만 여전히 마무리가 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의 한 노회에서도 이와 같은 일로 일부 노회원들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다른 이유에서 문제가 출발했지만 결국 지금에 와서는 이 문제로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 앞으로 이러한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외국의 타교파 목사 청빙 절차와 관련한 총회 헌법시행규정에 따르면, 타교파의 직영 신학대학에서 신학석사과정(M.div)을 이수하고 목사안수를 받은 뒤, 본교단 총회 소속 교회나 기관에서 청빙을 받을 경우에는 본교단 직영 신학대학교에서 청목과정을 이수하고 총회 고시위원회의 구술시험에 합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리고 현재 본교단 총회 소속 교회나 기관에서 목사를 청빙할 수 있는 외국의 타교파로는 미국장로교회(PCUSA)를 비롯해 해외한인장로회(KPCA)와 캐나다장로교회(PCC) 캐나다연합교회(UCC) 호주장로교회(PA) 호주연합교회(UCA) 미국개혁교회(RCA)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본교단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해외한인장로회 소속 목사에 대한 청빙이다. 지난 11월 개정된 헌법시행규정에 따르면, 해외한인장로회의 경우는 미국 나성(LA) 혹은 뉴욕에 소재한 해외한인장로회 직영 신학대학원(M.div) 본교에서 2년 이상 신학석사(M.div) 과정을 이수한 자에 한해 청목으로 받아 줄 수 있다며 법적인 절차를 강화해 갈등을 미연에 차단했다. 여기에 단서 조항으로 2년 미만으로 수학한 후에 졸업한 자나 타 지역 혹은 타국 소재 지역 신학대학원 졸업자는 청빙을 불허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사실, 최근 개정헌법이 공포 시행에 들어가기 이전 구 헌법에는 '미국 나성(LA) 혹은 뉴욕에 소재한 해외한인장로회 직영 신학대학원'과 '본교에서 2년 이상 신학석사(M.div)을 이수한 자'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이로 인해 논란이 벌어졌던 것. 이와 관련해 헌법개정위원장 문원순 목사(승리교회)는 "해외한인장로회에선 그동안 타 신학교에서 신학석사(M.div) 과정을 이수한 자나 박사과정을 이수한 자에 대해 직영 신학대학원에서 2년 이상 이수하지 않고 몇 과목만 이수하더라도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었다"면서 "결국 이 문제로 청빙하는 교회에선 갈등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교단은 해외한인장로회가 한인들로 구성된 협력 교단임을 감안해 청빙된 목사에 대해서는 총회 고시위원회의 구술시험 대신(총회 목사고시 없이) 청빙 받은 노회(정치부)의 면접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해외한인장로회 직영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div) 과정을 이수한 전도사의 경우에 본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원 졸업자와 동등하게 대우해 본교단 소속 교회(기관)에 시무할 수 있고 당회장의 추천으로 목사고시에 응시할 수 있도록 문호까지 개방해 놓았다.
 
본교단 총회가 지난해 11월 헌법개정을 통해 갈등의 소지를 미연에 차단했다는 점에 대해선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도 개교회에서 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에 외국의 타교파 후임목사를 청빙할 시에 보다 명확히 법절차를 숙지해야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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