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을 누리도록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강덕 목사
2013년 04월 10일(수) 14:05

공익근무요원을 지낸 한 청년으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익근무요원도 훈련병 시절에는 현역과 똑같이 훈련을 받는다고 했다. 일요일에 내무반에서 쉬고 있는데 현역 상병 한 명이 와서 말하더란다. "야! 미술 전공한 사람?" 훈련받을 때는 되도록 좋은 보직을 받고 싶어서 훈련병들이 너도 나도 달려 나갔다. 앞으로 뛰어나온 대 여섯 명의 훈련병들에게 현역 상병이 물어보더란다."어느 학교를 나왔는가?" "네! 서울대 서양학과", "네! 국민대 디자인학과", "네! 동국대 디자인학과" 등등.
 
그 중에서 서울대 서양학과를 나온 훈련병이 뽑혔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훈련병들은 물론이고 서울대 미대를 나온 그 친구 자신도 좋은 보직을 받아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연병장에서 현역 고참들이 족구를 하는데 금을 그으러 간 것이었다. 맨땅에 금을 긋는데 굳이 서울대 미대생이 왜 필요하겠는가? 좋은 보직을 받는 줄 알고 힘차게 달려갔던 그 서울대 서양학과 출신의 친구, 그 친구의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자기와 같은 훈련병인데 자기보다 먼저 뽑혀 와 족구 네트에 붙어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 훈련병이 있었다. 이 훈련병은 무엇하러 여기 있는가 궁금해 하는데, 그 훈련병이 "야! 넌 나보다 나아" 그러는 게 아닌가?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그 순간 고참들이 족구를 하다가 그 훈련병을 보고 소리쳤다. "야! 몇 대 몇이야?" "네! 4대 3입니다." 씩씩하게 일어나서 대답하고는 앉으면서 그러더란다. "야! 나는 서울대 수학과 나왔다." 최고의 일류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지성인이 뽑혀 와서 한다는 일이 고작 고참들의 족구경기에 점수를 매기는 일이었다. 그의 마음이 얼마나 허탈하고 비참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한참이나 웃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들의 불행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에피소드가 아닌가 여겨졌다. 오늘날 우리 양무리들의 불행이 무엇인가? 지식과 재물이 부족하거나 학벌과 건강이 없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복을 받아서 많은 지식과 재물을 가졌다. 학벌도 아주 높고 장수하는 건강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쓰임 받지 못하는 것, 그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하고 있다. 가치있는 일에 쓰임 받지 못하는 지식과 건강, 재물은 그것이 많을수록 오히려 더 비참하고 허무한 것이다. 
 
우리 양무리들의 참된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가진 재물과 건강과 지식이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를 세우고 생명을 살리는 선한 사업에 쓰임을 받는 데 있는 것이다.
 
성경은 말한다.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딤전 6:17-18).
 
우리 양들이 진정한 행복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 그저 지금보다 더 많은 재물과 더 높은 학벌, 더 큰 성공을 구하지 않고, "지금 제게 주신 물질과 건강, 지성이 하나님의 선한 사업에 쓰임받기를 원합니다"라고 고백할 줄 아는 양무리로 세워야 할 때라 여겨진다.

김강덕 목사 / 명수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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