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현장을 가다(2)

[ 선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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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4월 04일(목) 11:09
황폐한 마음 어루만지는 도움의 손길 필요
육체ㆍ정신적 부상으로 아픔 겪는 시리아 난민
가난한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줘야
 
시리아 난민들은 국경지역인 마프락 뿐 아니라 이르비드, 자르까, 암만 인근에도 이미 들어와 살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거주 형태는 주로 기존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처럼 낙후된 환경에 간단한 조리도구와 스펀지 매트를 깔고 자는 수준이다. 요르단 정부로부터 일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수는 없지만, 건축노동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흔히 접할 수 있다. 반면 부유층이나 고위층이었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발전된 지역에서 좋은 차를 굴리며 요르단 사람들과 함께 동화되어 가고 있다.
 
그 중 A지역과 M지역에는 내전을 통해 남편과 아버지를 잃게 된 미망인들과 고아들이 살아가는 건물들이 존재한다. 걸프지역에 위치한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의 독지가들이 미망인들과 고아들을 위한 거처를 마련해 주고 식료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주로 '자유시리아군'(반군)이었다가 전투에서 사망한 남편과 아버지를 두고 있는 가족들이기에 많은 위로가 필요하다. 가까운 가족이 목숨을 잃는 것을 눈 앞에서 목격했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심리상담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일찍 요르단으로 넘어온 시리아 어린이들은 이미 요르단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근래 정착한 어린이들은 입학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지역과 M지역에는 미망인들과 고아 등 1백 여 가정이 살고 있고, 점점 그 가족수가 늘어나고 있다. R지역에는 7백50 여 시리아 가정이 정착하고 있으며, H지역에는 1천2백 여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난민을 돕고 있는 지역센터 관계자는 암만 인근 지역에 약 10만 여 명의 시리아인들이 살아가고 있다.
 
직접 '자유시리아군'(반군)에 참여했다가 큰 부상을 당한 병사들이 시리아에서 요르단 자아타리 캠프로, 또 자아타리 캠프에서 암만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A지역과 S지역에는 걸프 지역 나라들의 후원으로 중상환자들을 위한 임시 처소가 운영 중이다. 약 45명의 중상자들이 이 곳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에는 총상은 말할 것도 없고, 폭탄 파편에 의한 척추파손, 손목 절단, 무기력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건물에 상주하며 이들을 돕고 있는 아이만 박사(요르단 상담전문의)와 아흐마드 박사(시리아 외과의사)는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아픔으로 적절한 치료와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리아인들을 전문적으로 돕고 있는 D병원은 걸프지역 3-4개 단체의 후원으로 방문하는 모든 시리아 난민들에게 무료진료를 실시하고 의약품을 지급하고 있다. 시리아인 중상 환자가 31명 입원해 있고, 여성과 아동클리닉, 척추와 신경클리닉으로 나누어 하루 50~1백 여명의 시리아 환자들이 치료 받고 있다.
 
여성질환과 출산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A병원은 미국에 있는 '시리아 구호 발전기금'(SRD)의 후원으로 운영되며, 시리아 난민들의 출산이 대부분 이 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루 1백~1백50명에 이르는 시리아인 외래환자들은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고, 육체적 치료 뿐만 아니라 정신의 치료가 필요한 실정이다.

   
▲ 시리아여성센터에서 안양제일교회 단기팀과 함께
 
한편 필자는 2012년 봄부터 헌 옷가지와 신발 등을 시리아 난민들과 나누기 시작했고, 다양한 지역에서 각계 각층의 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내가 A지역의 시리아 여성센터와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그들도 나름대로 재봉과 미용기술을 배우고 있다. 지난 1월, 안양제일교회(홍성욱 목사) 단기팀이 요르단을 방문했고, 이들과 함께 시리아 난민들을 찾았다. 단기팀원 중 남성들은 중상환자들이 임시로 머물고 있는 곳을 방문해 시리아 사태의 상황을 들었고, 그들을 위로했다. 또한 성탄송을 부르며 난민들에게도 복음의 기쁜 소식이 전해지길 간절히 바랬다. 다리에 중상을 입은 환자와 폭탄 파편에 의해 한쪽 눈이 실명된 환자를 위해서는 예수님 이름으로 함께 기도하기도 했다. 여성들은 미망인과 고아들을 만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각 집을 방문하여 음식을 나눠줬고, 미용팀도 현장봉사에 참여했다.
 
내전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외부인으로서 또한 한국인으로서 다가가기는 쉽지 않아 보였으나,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됐다. 그리고 시리아 여성들을 위한 센터이지만 남자 형제들도 함께 센터를 방문해 시리아 아동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이들과 더욱 가까워 졌다. 무슬림들에게 공개적인 장소이기에 직접적인 복음제시는 없었지만 우리가 기독교인인 것은 알고 있었다.
 
또한, 시리아 난민들의 신생아 출산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병원을 찾아 핸드벨 연주를 통해 외래환자들을 위로했다. 단기팀의 여성들은 출산 후 회복 중인 환자들의 병실을 돌며 회복을 위해 기도도 했다. 또한, 입원 환자 중 시리아 아동과 결연을 맺기 원하는 한국 가족의 선물을 전달해 주기도 했다.
 
현재 시리아 난민들은 가난한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바라고 있다.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서, 내전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부상을 당한 이들, 교육을 기다리고 있는 시리아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다. 하나님이 이들을 위해 어떤 일을 행하실지 기대하고 기도한다.
 
한사랑 선교사(가명)
본교단 파송 요르단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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