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애인 부부- 이승복 집사(상)

[ 향유와 옥합 ]

강영길
2013년 03월 27일(수) 10:08

"하나님은 마음을 보세요"
 
   
 
서울에서 인천시까지 네 시간? 믿기지 않지만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선재도에 도착한 시간은 그렇게 걸렸다. 영흥면 12개 교회 중 유일한 예장 통합 교회인 선재교회의 이승복 집사(72), 윤숙자 집사(68) 부부를 만났다.
 
이승복 집사는 돌 전후에 얻은 소아마비로 다리를 쓰지 못한다. 돌이 지날 무렵 고열과 함께 장애가 찾아왔다. 청년기까지는 제법 걷고 소를 먹이기도 했으나 서른을 넘어가면서 다리는 점점 힘을 잃었고 이제는 아예 일어서지도 못한다.
 
이 집사는 29세이던 1970년부터 예수를 믿었다. 당시에 교회에 다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교회를 다니고 세례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집사는 환상을 보기 시작했다. 초신자때 한번은 환상 중에 천국 가는 길을 보았다.
 
천사의 안내로 끝이 안 보이는 길을 갔다. 길가로 아름다운 꽃이 만발했고 꽃향기가 온 세상을 그윽하게 덮고 있었다. 꽃길 끝에 노란 대문집이 보인다. 대문 앞에서 천사를 만났다.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아주 멋진 집들이 지어진 동네를 걸어 들어갔다. 모든 집이 지상에서 보던 집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참, 이 집사는 거기에서 다리가 멀쩡한 사람이었다. 한 곳에 이르러 넋을 놓은 채 집을 구경하는데 인부 한 사람이 이 집사에게 말을 걸었다.
 
"형제여. 이게 나중에 와서 형제가 살 집인데 형제가 낸 헌금으로 지었습니다."
 
이 집사는 그 말에 아주 감동이 되었으나 자기는 헌금을 한 기억이 없다고 인부에게 고백했다.
인부가 장부를 확인시켜주었다.
"여기에 5백원이라고 되어있군요."
 
그 말을 듣고 보니 이 집사가 딱 한 번 5백원을 헌금한 것이 기억난다. 5백원으로 이렇게 큰 집을 주다니, 이 집사가 물었다.
"저기 내 집보다 작은 집은 헌금을 5백원보다 적게 했나 보네요."

그러자 인부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저 분은 형제님보다 훨씬 많은, 아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헌금을 했어요. 형제님은 가진 돈이 없잖아요. 그 가운데 5백원을 헌금했고 저 사람은 헌금한 돈과는 비교도 안 되는 돈을 가졌던 사람이나 가진 것의 극히 일부를 헌금했어요. 하나님께는 큰 돈이나 작은 돈이나 다 똑 같아요. 하나님은 돈이 필요한 분이 아니에요. 헌금을 한 마음을 보시는 분이시니까. 그래서 형제님 집이 더 큰 것이지요."
 
또 어느 날 교회에서 기도하는데 이런 음성이 들렸다.
"하, 도둑놈 도둑놈."
 
그래서 이 집사가 무슨 도둑놈이냐고. 예수 믿는 사람이 무슨 도둑질을 하겠느냐고.
"얘 이놈아 너 삼천원 도둑 질 안 했냐?"
 
그 말을 듣고는 기억이 떠올랐다. 십일조를 안 한 것이다. 그때는 교회에 나온 지 벌써 꽤 됐을 때다. 아마도 서른일곱인가 그랬다. 그래서 그때로부터는 절대로 십일조를 거르지 않는다.
 
이 집사는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글을 읽지 못 한다. 그래서 성경은 들은 대로 기억하고 찬송가는 전부 외워버렸다. 최근에는 찬송가가 바뀌어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하나님께 더 좋은 기억력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강영길/온누리교회, 소설가, 내인생쓰기 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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