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에게 차별없이 활짝 열린 교회

[ 교단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3년 03월 22일(금) 14:44
작은샘골사랑의교회

   
 
【전북 완주=신동하 차장】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한데 섞여도 전혀 불편하거나 거리낌 없이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곳, 그런 교회상을 꿈꾸며 작은샘골사랑의교회(김삼수 목사 시무)는 출발했다.
 
전북 완주군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위치한 이 교회는 장애인, 알코올중독자, 노인 등이 가족처럼 어울려 지낼 신앙공동체를 만들었다. 1996년 3월 1일 담임 김삼수 목사가 치매 걸린 노인 1명을 돌보면서 사역이 시작돼 오갈데 없거나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데려와 숙식을 제공하다보니 어느덧 60여 명 정도가 모이게 됐다.
 
김삼수 목사는 "교회는 어떤 곳인가?"를 기자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했다. "차별 없는 곳이어야 한다. 모든 부류가 와야 마땅하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언뜻 어울려 생활하기 불편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서로가 부모, 형제처럼 살갑게 대하며 함께 신앙심을 깊이 쌓아가고 있다.
 
김 목사는 "남들이 나를 보고 '특수 목회'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감히 '예수님 목회'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늘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해 본다. 천국의 모델이 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신앙공동체를 꾸려가며 철저한 원칙을 세웠다. 정부에 손 안 벌리고 자립기틀을 마련하는 것. 그래서 공동체는 아직까지 미신고시설로 돼 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와 신고냐, 폐쇄냐를 두고 10년 정도를 투쟁해왔다. 김 목사가 고집스러울 정도로 국가 지원을 줄기차게 거부하는 배경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작은샘골공동체는 사회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라, 소외된 이웃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설립된 곳입니다. 기독교 사회복지는 기도와 헌금, 섬김, 봉사로 운영된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저는 '받지 않고 주는 목회'를 하겠다는 겁니다."
 
김 목사 표현대로 '60명의 식구'들과 살아가려면 재정이 뒷받침되야 하기에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수익을 내고 있다. 교인들을 비롯해 공동체 일원들은 벼농사를 비롯해 메주, 된장, 청국장가루, 찹쌀보리, 찹쌀현미, 결명자, 검은콩, 황토벽돌 등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자립을 넘어 주변에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 케냐에 고아원을 지어준 것을 비롯해 필리핀 원시부족 선교에도 공동체 일원들이 동참하고 있다.
 
올해 3월 1일에는 작은샘골학교도 설립했다. 전라북도 교육청 대안교육위탁기관 지정학교로, 소위 문제아 학생들을 정화시켜 다시 모교로 보내는 교육기관이다. 현재 2명의 학생이 이곳에서 정서적 평온과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작은샘골사랑의교회는 이러한 '작은 이들의 벗'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주관하는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상'의 특수목회 부문 교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목사는 "흔히 사회에서 사람들을 분류하고 이에 따라 선을 긋는데, 교회마저도 그런 경우가 있다"며 "예수님은 그러지 않으셨다. 한국교회가 진정한 섬김의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가장 힘 없고 약한 이들을 제대로 섬기고 있는가 회개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인터뷰 중간중간 계속해서 '유무상통(有無相通)'이란 표현을 썼다. 작은샘골사랑의교회는 김 목사가 표현한 사자성어 처럼 '있으나 없으나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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