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설교 내용까지 침범할 수 있다"

[ 교계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3년 03월 21일(목) 11:29
국회 법사위, 법안 심사 중 … '종교'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독소조항 포함돼
교계, 대책위 구성 입장 발표…반대운동 확산


   
 
"차별금지법에 따라 동성애를 합법화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육이나 설교를 못하게 됩니다. 또 동성애 반대 설교를 하면 손해배상 책임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 교회와 목사가 양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동성애와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3건의 '차별금지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교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차별금지법안(제3조 제1항 제1호)은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종교, 정치적 견해,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동성애), 학력, 고용형태, 그 밖의 사유 등으로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법안 대표 발의자는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과 민주당 김한길 최원식 의원 등 73명이다.
 
자칫 이 법안이 통과되면 헌법 제19조에 보장된 종교, 목사의 설교 자유마저 침해받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를 어길 시에는 2년 이하의 징역,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민형사상 책임도 감수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된다. 입법 저지를 위한 한국교회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차별금지법 입법 요구자들은 "차별금지법이 헌법상 평등권 실현과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기본법이고, 헌법의 평등권을 좀 더 구체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성애자들과 인권단체는 사회적 소수자, 동성애자가 차별과 폭력을 겪고 있기에 인권보호를 위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달라고 요구한다.
 
지난 6일에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회원들이 여성ㆍ장애인ㆍ성 소수자(동성애)ㆍ이주민ㆍ에이즈 감염인ㆍ비정규직ㆍ비혼모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멈추게 할 인권기본법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술 더 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한 변호사는 "강력한 처벌조항을 명시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피해규모가 큰 괴롭힘에 해당하는 증오범죄에 대해서는 이후에 특별법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까지 주장했다.
 
교계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 12일 '한국 교계 동성애 동성혼 입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공동총재:전병금 이영훈 소강석)'가 출범했고,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언론회 등이 차별금지법 폐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교계 또한 차별금지법안의 기본 취지나 목적에는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안에 포함된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동성애)' 등 논란이 될만한 심각한 내용이 명시돼 있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교계 관계자들은 법안 통과 시 크게 설교의 자유가 침해받고, 동성애와 동성혼이 합법화되며, 이단사이비종교의 합법화가 가능해진다고 내다봤다. 신앙 양심의 외면적 자유인 종교적 건전한 비판이 불가능해진다는 판단이다. 또 국민적 공감대가 미비하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일까. 교계의 차별금지법안 반대 움직임이 각 교단과 연합기구 등으로 급속도로 확산 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미래목회포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한국교회언론회 등이 참여한 종교편향기독교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금지법 입법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박위근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차별하는 것은 옳지 못하지만, '악법'의 소지가 있다면 그 차원은 다르다"고 전제하고, "차별금지법은 '신선한 과일 바구니 속에 썩은 과일'이 있는 것과 같다"며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철폐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한국장로회총연합회 상임회장 유만석 목사도 차별금지법은 기독교와도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강조하고, 차별금지법안 폐지 대책으로 "정치권 방문, 국회공청회, 지속적 철폐 캠페인, 지역의원 설득과 공론화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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