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히 요청되는 특수 지원

[ 교단일기 ] 교단일기

김천갑
2013년 03월 20일(수) 14:38

신입생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교사들이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각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파악하는 것도 그 일에 속한다. 하지만 특수 관련 전문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일반 교사들 입장에서는 어떤 종류의 특수 지원이 필요한지 분별하기가 쉽지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일지라도 부모가 학교나 교육청에 그 사실을 알리거나 요청하지 않는 경우에 일반 교사가 그 특수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에 교사들은 그 학생이 이상한 성격의 학생이라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학생일수록 그 학생의 객관적 특성을 파악하여 학교 자체 내에서라도 그 학생을 위해 올바른 특수 지원을 해야 한다.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파악하지 못하면 교사들은 그 학생에게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반응을 기대하기 때문에 동일한 방법으로 교육을 시키고, 동일한 과제를 부여하고 그 학생에게 필요한 특수 지원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학교 내에서 주어진 일반적 상황에서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반응을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은 학대와 같다. 그러므로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분별하여 그 학생의 발달상의 상태나, 행동 반응적 특성, 학습과 습득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학생의 선천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교사가 일반 학생과 동일한 반응을 기대하거나 요구 또는 강요한다면, 그 학생은 부당한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과 같다.
 
많은 경우에 중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학부모조차 자녀가 특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아동이라는 것을 모르고 자녀가 일반학생과 동일하고 또 동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실질적인 진단을 받아본 적도 없고 또 받으려고 하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 자녀에게 필요한 특수 지원을 인지하였더라도 요청하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자녀가 일반 학생들과 동일하며 정상이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그렇게 했을 경우에 그 정보가 보험회사가 타 기관에 열람되어 추후에 자녀가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교사가 아이에 대한 특수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교사가 아이에 대한 지도의 어려움을 부모에게 말하고 특수 지원이 필요함에 대해서 말을 하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 소유자의 경우에 지능이 일반학생보다 높거나 정상이기 때문에 특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 지식이 없는 부모도 자녀를 학대하기가 쉽고, 교사도 이에 대해서 전문지식이 없어서 학생에게 일반적인 학생들과 똑 같은 반응을 기대하기 때문에 부당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
 
아스퍼거 증후군 소유자가 적지 않게 각 학교에 산재해 있지만 이런 학생들의 특성과 특수 지원 필요에 대한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연수를 전 교직원이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개별 학교에서 자체 연수를 통해 그 학생에게 특수 지원을 해줄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학생을 학대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의 병원의 진단이나 치료 정보와 교육청 및 학교의 기록이 보험회사와 같은 교육 외의 기관에 노출되지 않게 법적 조처를 취함으로써 학부모가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특수 지원을 기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0학년에 해당하는 초등학교취학 이전 교육 단계가 있는데, 0학년은 기초교유과정 입학을 준비하는 단계로서 기본적인 계산법과 언어를 배우지만, 0학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특수교육의 필요가 있는 학생을 판별한다는 것이다. 학교교육에 있어서 질적으로 우수한 기초교육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통합 교육을 받으면서 충분한 특수 지원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원 형태는 치료교육/교정교육, 시간제 특수교육, 동시교육, 교수집단의 유연한 집단화, 개별화 맞춤형 교수와 특수보조교사 지원을 포함한다. 통합교육을 받는 특수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아직도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부모가 특수 교육 대상자로 지정받기를 원치 않는 경우에는 아무런 특수 지원을 받을 수도 없는 것도 문제다.

김천갑 / 용북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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