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바울' 이야기 4

[ 공연본색 ]

최무열 대표
2013년 03월 15일(금) 16:50

2011년 4월 8일 8시, '뮤지컬 바울'이 대학로에서 첫 공연을 올렸다. 9개월간의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9개월을 계획하지는 않았다. 한 3개월 정도, 즉 1백회 정도 하고 끝낼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 정도만 하고 끝내지 못할 상황이 자꾸 벌어졌다. 하나님께서 작품을 일찍 끝내길 원치 않으신 것 같았다. 뭔가 자꾸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9개월 동안 하게 됐다.
 
나를 감동시켰던 두 가지 일
 
어느 날 극장에 가니 티켓매니저가 6만원이 든 봉투를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떤 돈이냐고 물어보니, 그 전날 공연을 본 한 관객이 "배우와 스텝들 음료수나 사주라"고 하시면서 자기 수중에 가지고 있었던 돈의 전부라고 하면서 주셨다는 것이다. 이름을 여쭤보려 했으나 황급히 나가셨다는 그 얘기를 듣고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이 공연을 아름답게 보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고 공연에 대해 긴장하고 있던 내 마음이 어느새 풀어져있었다. 우리는 공연을 하는 동안 식사를 준비해 주시는 손길과 더불어 몸에 좋은 건강식품을 보내 주시는 많은 분들의 격려를 받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했다. 그들의 마음이 우리에게 전달되어 우린 힘을 얻어 더욱더 열심히 공연하고, 홍보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장기공연을 하는 원동력을 얻게 되었다.
 
두 번째, 우리의 자원봉사자 오윤정.
 
윤정이는 연대 세브란스병원의 원무과에 근무하는 친구였다. 어느 날 뮤지컬 '바울'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나한테 이런 감동을 준 이 단체를 어떻게든 도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때마침 우리는 자원봉사자를 찾고 있었고, 윤정이는 자연스럽게 이 단체에 들어와 본인이 병원에 근무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우리와 함께 보냈다. 작품을 홍보하러 거리를 누볐고, 극장에서 티켓업무를 봤으며, 사무실 근무를 하는 등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보수하나 없이 감당하기 시작했다. 사실 안 해본 일을 하는 거라 어려웠을텐데,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보는 거 자체가 내겐 큰 힘이 되었다.
 
우리가 지난 9개월 뮤지컬 '바울'을 하는 동안 뮤지컬 바울을 만들고, 공연하고, 기획하는 이 중에 정당한 보수를 받고 일하는 친구는 없었다. 주님을 위한 사역이라고 생각하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우리 모두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드렸던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이 공연의 사역을 한 것이다. 내게 있는 전부-그게 비록 크지 않지만-를 드리면 그것을 가지고 축사하시고, 오천 명을 먹이시는 것은 주님이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우리가 할 일은 나의 전부를 드리는 것이다.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이지만. 그렇게 우리는 오병이어의 정신을 가진 친구들 덕에 9개월의 대장정을 행복하게 같이 할 수 있었다.

최무열 대표 / MJ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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