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부활절 연합예배, 물량주의 극복하나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3월 15일(금) 16:17
인원ㆍ자금 동원 탈피…'작은 이' 배려ㆍ섬김에 초점
설교자로 '원로' 선정은 의미 있는 결정
"한국교회 회개 및 본질 회복에 노력" 강조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는 오는 3월 31일 오전 5시 새문안교회(이수영목사 시무)에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를 주제로 열린다.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는 지난 1947년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 주관으로 열려 우리 국민들에게 전쟁의 좌절을 딛고 희망의 단초를 만들어 주는데 기여한 이후 한국교회 연합의 좋은 전통으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교회협 중심의 교단들만이 연합예배에 참여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는 본래 연합기관의 두 축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번갈아가며 주관했으나(2006~2011년) 지난 2011년 한기총의 조직 파행으로 인해 사실상 실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행사 주체는 단체가 주관이 아닌 교단들의 연합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2013년 한국교회 부활절 준비위원회(위원장:조경열)'는 주어진 상황 안에서 부활절의 의미를 최대한 부각시키고 그 의의를 되새기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이전 매머드 행사 시에는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그 변화된 연합예배가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준비위원회가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를 준비하며 가장 중점을 두기로 한 것은 '작은 이에 대한 배려와 섬김', 그리고'예전'이다. 준비위 위원들은 이번 예배에서는 물량과 규모, 대형교회 및 대형교단 위주의 예배를 탈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는 곧바로 이번 대회 표어('교회, 작은 자들의 이웃'), 설교자와 예배장소, 그리고 예배 순서 및 공동대표 선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먼저, 준비위원회는 부활절 연합예배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인 설교자를 선정하면서 한국교회 최고령 목회자인 방지일 목사를 선정했다. 그 동안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설교자는 연합예배에 인원동원 및 재정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고려되어 대형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들이 주로 선정되어 왔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원로들이 설교자로 선정되는 경우가 없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설교자로 방지일 목사를 선정한 것은 물량주의를 극복한, 이전에 없었던 의미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준비위원회는 방지일 목사가 설교자로 선정되게 된 배경에 대해 "소속 교파가 고려되었다기보다는 올해 1백4세로 한국교회 최고령 목회자이며, 교파를 초월하여 모두가 존경하는 한국교회 원로라는 점과 가장 역동적인 한국교회 역사의 증인이라는 점이 선정의 결정적인 기준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합예배에서는 공동대회장을 개신교 각 전통의 대표들로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준비위는 공동대회장으로 권태진 목사(장로회), 김영헌 감독(감리회), 김근상 주교(성공회), 엄현섭 목사(루터회), 박만희 사령관(구세군), 고흥식 목사(침례회), 박현모 목사(성결교), 이영훈 목사(기하성), 이동춘 목사(복음교회) 등을 추대했다. 명단에서 연합예배에 참여하는 최대 교단인 본교단 총회장 손달익 목사가 공동대회장 명단에 빠진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준비위원회가 공개한 연합예배 주제해설에서는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부활의 증인으로서 한국교회 성도가 회개할 것과 다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주제해설에서는 부활의 증인으로서의 기독교의 자세로 △가정과 사회에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왜곡된 권위주의적와 행태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나도록 구할 것 △우리 개인의 삶과 사회 안에 드리우고 있는 어둠의 근본적인 원인은 삶의 목적과 수단이 바뀐 데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으로 관용과 용서와 양보를 하는 새 사람의 삶을 실천할 것 △교회가 참 그리스도의 몸 되게 하는 일을 위하여 우리 교회 가운데 뻗어나가고 있는 교권주의를 철저하게 걷어낼 것 등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CI와 2013년 부활 찬양을 별도로 제작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무쪼록 이번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교회의 교권주의 극복과 작은 이들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노력이 배가되는 계기가 되어 부활의 증인인 한국교회가 연합과 섬김, 나눔을 통해 대사회적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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