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신학대 학술지 활성화, 해법 찾아야 한다

[ 교계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3년 03월 15일(금) 14:30
학술지 홍수시대, 차별화와 지원정책 필요
7개 신학교 개별 발행, 등재지는 하나뿐…통합 운영 검토 필요

   
 
국내 연구ㆍ학술단체에서 발행하는 학술지를 '등재', '등재후보'로 분리해 관리하고 있는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국내 발행 학술지는 2013년 현재 2천1백28종이다. 이중 기독교신학을 포함한 인문학 분야로 분리된 학술지는 5백37종이며, 기독교신학 학술지는 등재지 14종과 등재후보지 8종으로 총 22종이 한국연구재단에서 등재됐다.
 
이밖에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학술지까지 포함하면 5천6백34 종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계의 경우는 한국기독교학회에 소속한 13대 학회가 대부분 학술지를 발행하고 있다. 또 각 신학대학교에서 학술지 혹은 교수논문집 명목으로 학술지를 발행하고 있어, 사실상 국내에서 발행되는 기독교신학 학술지는 파악조차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학술진흥정책자문위원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학술지 5천6백34 종 중에 학자들이 선호하는 학술지로 66종을 선정한 결과 기독교신학 학술지 중에 유일하게 한국기독교학회에서 발행하는 '한국기독교신학논총'만이 순위에 올랐다.
 
본교단 소속 7개 신학대학교는 개별적으로 학술지(교수논문집)을 발행하고 있다. 이 중에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발행되는 '장신논단'만이 한국연구재단에 2009년에 등재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지난 2012년에 등재지로 이름을 올렸을 뿐 다른 학교에서 발행되는 학술지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일장신대학교 21세기기독교사회문화아카데미에서 발행하는 '신학과 사회'는 기타인문학으로 분류돼 2011년에 등재후보지로 선정됐다.
 
등재학술지로 이름을 올린 신학대학교 발행 학술지는 장신대 '장신논단'과 함께 연세대학교 신학대학 연합신학대학원에서 발행하는 '신학논단' 뿐이며, 등록후보학술지로는 한신대학교에서 발행하는 '신학연구'와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발행하는 '신학과 선교', 한세대학교에서 발행하는 '영산신학저널' 등이 있다. 그리고 장신대 세계선교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선교와 신학'도 2008년에 등재학술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등재 혹은 등재후보지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 쉽지는 않다. 특히 소규모의 신학대학교에서 조건을 맞추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우선 규모면에서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 간에 학술정보 교류를 위해 정기적으로 발행해야 하며, 등재를 위한 신청연도를 제외한 지난 3년간 연 1회이상 학술지를 발행하여야 한다. 이를 기준으로 체계평가, 주제전문가 평가, 패널 평가 등으로 크게 나누어 배점이 있는 각각의 평가 항목을 정해 평가한 점수가 1백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 점수를 매긴다. 등재후보지로 선정되면 매년 평가를 통해 2년연속 85점이상을 득점하면 등재학술지로 선정되며, 80점에 84.9점의 경우는 등재후보학술지로 계속 유지를 할 수 있지만 2년 연속 80점 미만일 경우에는 후보지에서 탈락한다.
 
까다로운 조건에 따라 선정된 학술지는 발행경비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제도는 2014년까지 이어지다가 학계의 자율성에 맡겨 우수 학술지를 선정해 집중지원 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정부지원정책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학술지 발행을 위한 지원이 필요는 하다는 것이 학계의 목소리이다. 본교단 신학대학교에서 발행되는 학술지는 장신대가 한국어판으로 연 3회, 외국어판으로 연 1회 총 4회 발행하고 있으며, 한일장신대의 '신학과 사회'가 연 3회, 영남신대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2회 발행하고 있다. 이밖에 신학대학교에서는 학술지를 연 1회 발행하는 데에 그친다. 내용면에 있어서는 장신대의 경우 본교 교수를 포함해 교단내 다른 신학대학교 교수도 함께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다른 신학대학교 교수들도 논문을 게재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으며, 나머지 신학대학교는 자체 교수들의 논문만을 게재하고 있다.
 
한편 학술진흥정책자문위원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교수 여덟명에 학회가 하나 꼴이며, 교수 12명이 학술지 한 종을 발행한다. 즉 학회와 학술지가 넘처 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각 신학대학교에서 발행되는 학술지가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는 요원하다. 결국 보다 의미있는 학술지를 내놓기 위해서는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 현재는 대부분의 학교들이 판매를 목적으로 한 학술지 발행 보다는 교수논문집의 성격으로 기울어져 있다. 따라서 대중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교내에서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선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교수들은 좋은 논문을 쓰고도 사실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볼맨 소리를 한다. 그러다보니 각 학문 분야별 전문 학술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최근들어 대학들마다 재정상태가 어려움을 호소한다. 결과적으로 교수 연구비 지원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학술지 발행도 쉽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발행되는 신학대학교 학회지가 보다 목회 현장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다면 교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의 신학대학교를 교단이 지향하고 있는 만큼 학술지도 각각 발행하기 보다는 보다 엄선된 논문을 게재할 수 있도록 통합 발행하는 것도 경쟁력을 갖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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