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re, Critique, Creative

[ 젊은이를 위한 팡세 ] 젊은이를 위한 팡세

조병호 목사
2013년 03월 14일(목) 14:25

비교, 사안이 명확해짐
비평, 창작만큼 아름다워
비교와 비평을 거쳐야 '창조'

대학과 대학원에 다니는 저의 두 딸이 각각 졸업논문을 쓰면서 어떻게 하면 논문을 완성도 있게 잘 쓸 수 있는지 제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딸들에게 아버지이자 학문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다음의 세 단어를 선물했습니다. Compare(비교), Critique(비평), Creative(창조)입니다. 이 세 단어는 제가 찾아낸 것이 아닙니다. 제가 영국 유학시절 박사학위논문을 제출하고 마지막 구두시험을 앞둔 상황에서 저의 지도교수께서 제게 주셨던 최고의 '선물'이 되었던 단어들입니다. <기독학생운동사>로 8만 자의 논문을 제출하고 약 두 달여 동안 구두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은 논문을 쓰던 시간보다 더 예민해져 입맛도 없고 잠도 잘 못자고 매일 손바닥에 땀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때 지도교수께서 제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커피 마시러 오라고 초대를 해주신 것입니다. 저의 지도교수께서는 손수 커피를 끓여주시면서 그동안 늘 정신이 번쩍 날만큼 날카롭게 지적에 지적을 하셨던 것과 달리 따뜻한 사랑의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Compare(비교), Critique(비평), Creative(창조), 이 세 단어를 선물이라고 말씀하시며 주셨습니다. 논문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이 세 단어를 염두에 두고 답하라며 깊이 감추어 두었던 노하우를 제자에게 주셨던 것입니다.
 
세 단어가 무슨 힘이 있겠나 싶겠지만, 논문 심사과정에서 저는 소름끼치게 그 단어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박사논문 구두시험은 2~3시간 걸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저의 구두시험은 30분이 채 되지 않아서 심사위원 가운데 한 분이 벌떡 일어나더니 그 자리에서 "축하합니다. 조 박사" 하고 악수를 청하며 순식간에 끝이 나 버린 것입니다. 그때 저는 무척 기쁘고 감사해서 저도 모르게 악수 대신 한국식으로 고개 숙여 90도 배꼽인사를 드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제 딸들에게 준 세 단어 Compare(비교), Critique(비평), Creative(창조)를 이제 사랑하는 우리 한국 교회 청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는 보통 "비교하지 마"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비교(Compare)하면 사안이 명확해집니다. 예를 든다면, 고대 그리스의 작가 플루타르코스는 그의 책 <플루타르크 영웅전>에서 그리스 영웅들과 로마 영웅들을 명쾌하게 비교하여 오늘날까지도 최고의 고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플루타르코스는 후대의 몽테뉴, 셰익스피어, 괴테, 베토벤, 니체에게까지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사안에 대해 늘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비평(Critique)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비평은 비난이 아닙니다. 날카로운 비평의 품위는 창작만큼이나 아름답다는 사실에 주목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창조(Creative)로 나아가십시오. 비교와 비평을 거치고 나면 창조로 갈 수 있습니다. 창조는 놀랍게도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께 구하면 그 길이 있습니다. 이 세 단어가 우리 청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병호 목사 / 하이기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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