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 지역사회와 상생의 길 여는 자리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3월 11일(월) 16:58
지난 11일 여수노회를 시작으로 전국 65개 노회가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노회는 장로교 조직의 핵심이고 교회 문화의 정수이다. '장로교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노회는 산하 소속 각 교회와 목회자들의 존재를 보듬으면서 총회의 결의와 지시를 실행하는 주체이다.
 
특히 이번 노회는 부산에서 개최되는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전세계 교회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WCC가 눈앞에 닥쳐왔음에도 그 준비와 논의가 총회 차원이나 몇몇 관련있는 인물들에 한정되어 머물러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오히려 밖으로 전시대적 근본주의적 인식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목회자들의 강한 반박의 주장에 흔들려 '일치와 화합이 아니라 분열과 대립'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부산총회에 대한 분열과 대립은 새롭게 생성된 것이라기보다는 한국교회에 기존해왔던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덮어 감추기 보다는 아프더라도 노출하는 것이 올바른 해법의 첫 걸음일 수 있다. 교계의 불통의 현실이 서글프기는 하지만, 앞으로의 논의와 대화를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해 나가야할 것인가를 가늠케 했다면 나름대로 그것도 하나의 소득일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사회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월드컵을 통하여 획기적 성장의 모멘트를 삼았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그러한 변화와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고 고스란히 교회의 정체와 쇠락으로 연결되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제적 부흥과 정치 민주화를 이룩한 한국사회는 지난 대선기간의 공약과 민심에서도 나타났듯이 인권과 복지, 그리고 환경이라는 삶의 질에 있어 오히려 교회를 앞서 달리고 있음을 본다. 여기에 올 97회기 총회가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으로 주제를 정한 것은 뒤늦게나마 교회의 정체와 쇠락의 본질을 간파한 적절한 인식이었다고 본다.
 
노회는 지역사회와 새로운 소통의 길을 열고 협력의 자리를 만들 것을 기대해본다. 이번 봄에 열리는 노회가 이와 같은 논의가 활발하게 나타나며 지역사회와 상생과 발전의 길을 여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봄 노회 때마다 총회총대 선거와 부총회장 후보 추천으로 몸살을 앓아왔는데 이번 봄노회에서는 정치화된 노회의 틀에서 벗어나 화해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길을 여는 자리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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