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들이 문 두드려야 '진정한 벗'된 교회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3월 11일(월) 14:16
"강제진압 4년, 자살 24명 가압류 4백30억 원" 교회는 뭐했나
 
쌍용자동차 문제는 지난 2009년 경영주체였던 중국의 상하이자동차가 투자개발과 관련된 어떤 약속도 이행하지 않은 채 이를 매각하며 경영악화라는 이유로 2천6백46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시키면서 시작됐다. 이후 24명의 노동자 및 그 가족들이 외상스트레스증후군 및 우울증으로 자살했고, 회사로부터의 손배 가압류액은 4백30억9천만 원에 이른다. 단일 노동사건 최대의 자살 등으로 쌍용차 사태는 한국 사회에서의 노동자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동자들의 고통을 바라보며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난 9일 쌍용차 철탑 농성장을 방문하며 총회장 손달익 목사는 본교단 총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역 교회들과의 협의를 통한 지원 방안 강구, 타교단 및 타 종단과의 협력을 통한 해결노력 지속 등을 약속했다. 총회가 작은 이들의 고통을 함께 하고, 치유와 화해의 매개체로 다시 생명이 싹트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를 위해 이날 모인 경기노회 관계자들은 차후 쌍용차 문제 해결과 노동자 위로를 위해 지역교회들이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경기노회 평택시찰 산하에는 22개의 본교단 교회들이 있다. 이중 평택동산교회(이춘수 목사 시무)는 그동안 쌍용차 문제 해결과 이 과정에서 비롯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대표적 교회. 평택동산교회에는 당시 쌍용차의 임원 및 노동자 90가정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고, 지금도 70가정이 출석하고 있어 쌍용차 사태를 가장 가까이서 직접 경험하고 있는 교회이기도 하다.
 
노사 양측이 모두 교인으로 있어 특정한 발언이나 입장표명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춘수목사는 이 사태를 통해 고통을 겪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기도하며, 치유와 화해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사측의 입장도 청취하고, 반면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에게는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 경기노회 평택시찰은 이춘수목사를 중심으로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지역교회의 연대를 통한 지속적인 관심 이외에도 한국교회 전체가 쌍용차 사태에서 비롯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중 특히 자살자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일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범교회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쌍용차 유가족 및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활동해 온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의 김종생사무총장은 "교회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작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포근함과 따뜻함이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며, "자살자 유가족과 해고를 당한 노동자들과 가족의 상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깊은 상처이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보듬고 위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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