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교단 총회장 쌍용자동차 농성현장 방문

[ 교단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3월 11일(월) 11:35
"사회적 약자의 호소에 귀기울인 교회 덕에 희망의 끈 붙듭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그리스도인이 벗삼을 작은이"
"이제서야 오게 돼 미안합니다" 손달익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이름으로 많은 마음들이 함께 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경제적 사회적 약자로서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우리에게 다가와주셔서 우리 노동자들은 다시 희망의 끈을 붙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철탑 농성을 하고 있는 3인 중 한 명인 한상균 씨는 지난 8일 이들을 찾은 본교단 인사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로 1백9일째 철탑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이들은 15만 볼트가 넘는 고압선을 머리 위로 두고, 난방기구 하나 없이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정규화', '쌍용차 국정조사'를 주장하며 송전탑 농성을 하고 있는 한상균, 복기성, 문기주 씨는 본교단 총회가 주최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위한 기도회'가 진행되는 동안 철탑 위에서 함께 예배를 함께 드리며, 자신들을 위로하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교회에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시대 대표적인 작은 이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을 함께하고,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본교단에서는 손달익 총회장을 비롯해 이홍정 사무총장, 국내선교부ㆍ사회봉사부 총무 및 실무자들, 총회 도시산업이주민선교분과 위원회, 총회인권위원회, 경기노회 임원 및 지역교회 목회자, 전주노회 인권위원회, 영등포산업선교회 관계자, 총회산업선교 실무자협의회, 일하는 예수회 등이 함께 현장을 찾아 고통 속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노사의 갈등이 하루 속히 해결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총회의 이번 방문은 이번 회기의 주제인 '그리스도인, 작은 이들의 벗'을 현실화 하기 위해 노동주일을 앞두고 지난 8일 경기도 평택의 쌍용차 철탑 농성현장을 찾은 것. 이 자리에서 총회는 첨예한 갈등과 고통 중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지난 2009년 경영주체인 상하이자동차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2천6백46명이 정리해고를 당했다. 이후 지금까지 해고노동자 및 그 가족 24명이 자살했고, 사측은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들을 상대로 4백30억9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손배소 가압류를 해놓은 상태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진압을 당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는 굴욕감, 자신들을 폭도 혹은 빨갱이로 보는 사회의 시선, 개선이 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 및 우울, 아무도 자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아 생긴 분노 등으로 인한 엄청난 상처를 입은 이들 중에는 유서 한장 남기지 않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이들이 24명이나 나왔고, 일부는 3년 8개월이 넘도록 거리에서 농성을 하고 있으며, 또 그 일부는 고압이 흐르는 철탑으로 올라간 것이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권지영대표는 "해고자와 무급휴직자 2백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우울증의 비율이 평균보다 높게 나왔으며, 심각하게 자살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도 다수 발견됐다"며 "누구든 정리해고가 되면 나의 문제 혹은 내 가족의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인만큼 제발 이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성실하게 일하고 싶은 가정의 가장들로 봐 달라"고 호소했다.
 
손달익 총회장은 이날 해고노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임기를 시작하면서 진작에 방문하려고 했는데 선거 기간이 있었고, 선거 이후 해결될 것도 같아 지켜보았는데 아직까지 이렇게 해결이 안돼 오늘에서야 방문하게 되어 미안하다"며 "지금이라도 우리가 도와 한발이라도 해결책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신앙인의 원칙에 따라 교회 안의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함께 하는 길을 최선을 다해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손 총회장은 "가족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 철탑 위의 농성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면서 이 일이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역사회에서의 대안들을 우리 교단 목사님들을 중심으로 해서 찾아보고 이와 함께 우리 교단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독교 교단들, 더 나아가 다른 종단과도 연대해서 이 사태를 하루 빨리 종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배에서는 총회는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성명서'를 발표했다. 본교단 총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정치권은 쌍용차 사태에 대한 책임을 갖고 해결하며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힐 것 △쌍용자동차는 천문학적 액수의 손배 가압류 취하 및 해고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것 △노동자들은 자신의 생명을 사랑할 것 △한국교회 성도들은 노동자들의 외침과 눈물을 기억하며 정의가 세워지도록 하는데 동참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날 총회의 방문단은 노조 사무실에서의 간담회와 철탑 농성장에서의 기도회 후에도 인근의 평택동산교회(이춘수목사 시무)로 자리를 옮겨 쌍용차의 당시 인사노무담당 상무였던 유재환집사의 보고 등을 청취하고 인근 본교단 지역 교회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손 총회장은 "회사와 노동자들은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지만 교회는 더 큰 고통을 받는 이들에 대한 연민을 갖게 된다"며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지 않게 누군가는 그 간극을 좁혀야 하는 만큼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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