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정죄하는 잣대로 내가 정죄받을 것이다.

[ 홀리스피치 ] 홀리스피치

신은경 권사
2013년 03월 05일(화) 15:55

하루 생활 중 우리는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며 살고 있습니까? 남편과 아내가 앉아 나와 상관도 없는 연예인, 정치인 이야기를 합니다. 여고 동창생을 만난 자리에서는 그 곳에 없는 친구 이야기를 하고 또 연예인과 정치인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그 대상과 주제도 가지가지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 참 훌륭해'라는 내용보다는 '그 사람 왜 그래?'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발견하고 놀라게 됩니다.
 
남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빗대어 이런 표현을 합니다. '안주감으로 삼는다', '도마 위에 올린다', '심심풀이 땅콩' 등 얼마나 험하고 섬짓한 표현인지요.
 
사람을 판단할 때 소문이나 선입견으로 쉽게 단정 짓지 않으며 앞 뒤 사정을 잘 살펴보는 지혜로운 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반감으로 남을 비판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저는 정치하는 남편을 내조하며 15년 가까이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내조를 하다 보면 이 것 저 것 가릴 것이 없이 모든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공식행사에 참석해 인사말도 하고, 봉사활동도 많이 합니다. 초상집에 가서 설거지도 하고 간혹 목욕탕에 갈 때 등에 손이 닿지 않는 어르신을 만나면 등을 밀어 드리기도 했습니다. 생전 웃지도 않을 것 같이 차가운 뉴스 앵커가 이웃 아줌마처럼 정답게 등을 밀어주니 어르신들이 행복하셨던 모양입니다.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갔습니다. 전국에 '때밀이 내조'로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사실 날마다 때밀이만을 하며 내조를 했을 리도 만무했지만, 그래도 칭찬을 하는 내용인지라 적극적인 시인도, 혹은 굳이 아니라고 부정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평판(reputation)이라는 것은 좋은 평판이든 나쁜 평판이든, 한 번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죠. 그 이후 저는 사람들이 모여앉아 심심풀이 땅콩으로 하는 이야기는 여간해서 믿지 않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적절히 맞장구치며 듣지만, 흉보는 이야기나 욕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습니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못들은 척 합니다. 부끄럽게도 아직 용기가 없어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는 말하지 못한답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비판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 7:1-2).

신은경권사/ 장충단교회ㆍ차의과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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