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인간을 불행하게 한다

[ 홀리스피치 ] 홀리스피치

신은경 권사
2013년 02월 27일(수) 11:29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고후 12:9)
 
제가 고3 때였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공부는 되지 않았고 그렇게 하다간 희망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 뻔해 많이 좌절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 영어 해석 공부를 하다가 어떤 문장을 만났는데, 그 글이 저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한 그루 나무 주변엔 수 십 만개의 작은 풀이 존재합니다. 우리 모두 나무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아름드리 큰 나무가 아니라고 슬퍼하지 마세요. 세상에는 큰 나무도 의미 있지만 수많은 작은 풀도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왜, 무슨 목적으로 지으셨는지를 잘 깨닫지 못하면 자꾸 남과 비교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모양으로, 각기 다른 목적으로 지어졌습니다. 작지만 손님이 오실 때 내놓는 아름다운 찻잔으로 지어진 사람도 있습니다. 둔탁하고 투박하지만 커다란 장독으로 지어져 간장, 된장을 담고, 겨울엔 김장을 담아 땅 속에 묻혀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쁜 꽃을 담고 한 켠에 다소곳이 놓여있는 꽃병으로 빚어진 사람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찻잔으로 만들어 놓으신 자가 꽃병으로 만들어진 친구를 비교하며 속을 끓인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요? 장독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찻잔으로 손님상에 오르는 친구를 부러워하고 샘을 낸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요?
 
필요 없이 비교하면 불행을 자초합니다. 우리는 모두 '넘버 원(Number One)이 아니라 '온리 원(Only One)'의 소중함을 알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행복합니다.
 
얼마 전 어린이집 졸업식에 갔었습니다. 이제 초등학생이 되는 늠름한(?) 어린이들을 보며 아직 어리지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피아노와 말하는데 꼭 필요한 마이크를 비교해 주며 각기 다른 씀씀이를 말해 주었습니다. 졸업가운을 입고 사각모를 쓴 어린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제 이야기를 열심히 들었습니다. 먼 훗날 어린이집 졸업식에서 어떤 아줌마가 열심히 전한 말을 기억해 주는 아이가 단 한 명이라고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세상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 어떻게 쓰임 받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았다'고 말하게 된다면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신은경 권사/ 장충단교회ㆍ차의과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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