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노숙인복지회 실무자 일본 연수(상)

[ 교계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2월 25일(월) 09:53
"한 생명도 路上에서 죽게 하지 않는다"
예장노숙인복지회 일본방문, 韓日 노숙인 돌봄 노하우 주거니 받거니

   
 
예장노숙인복지회(이사장:전덕열) 실무자들이 지난 2월18~21일 오랜만에 치열한 사역의 현장을 벗어나 일본 기타큐슈시(市) 고쿠라구(區)로 연수를 떠나 재충전 및 일본 현지 사역지 탐방의 시간을 가졌다. 3박4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노숙인 사역자들은 일본에서 같은 노숙인 사역자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예장노숙인복지회 실무자간 단합과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연수는 '고통받은, 그리고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의 소통'을 주제로, 부산항에서 시모노세키항까지 일제강점기 당시 수많은 동포들의 피와 눈물이 서린 현해탄을 배로 건너는 것으로 시작됐다.
 
8시간의 항해 끝에 도착한 예장노숙인복지회 실무자 22명은 이틀의 일본 체류기간 동안 북구지역홈리스자립센터와 홈리스서포트센터, 해방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숨진 동포들이 영면하고 있는 영생원, 일제 침략의 발판이 된 시모노세키조약의 현장 일청강화기념관 등을 방문, 한국 동포들의 역사적ㆍ사회적 아픔은 물론, '작은 이'들의 고난과 아픔을 공감하고, 사역자들과의 대화 및 발표회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본에서의 첫 일정으로 지난 19일 오전 일청강화기념관을 방문한 예장노숙인복지회 실무자들은 청일전쟁 후 '조선은 청나라로부터 완전 독립국임을 확인한다'는 조약으로 한반도를 그 세력권에 넣어 대륙진출의 기반을 확고히 다졌던 역사의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재현한 자료들을 둘러봤다. 이곳에는 당시 청국의 이홍장(李鴻章)과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조약을 체결한 장소가 그대로 복원되어 있어 당시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었다.
 
이어 예장노숙인복지회 실무자들은 일제 시대 강제연행되었다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한국으로 복귀하지 못한 이들의 유골이 안치된 아픔의 현장인 영생원(永生園)을 방문, 하나님께 시대의 아픔을 겪은 이들을 위로해줄 것과 다시는 이러한 아픔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했다.

   
 
영생원은 창고에 방치되어 있거나 절에 보관되던 한국인들의 유골을 고쿠라교회(주문홍목사 시무)가 납골당을 지어 안치해놓은 곳. 이곳은 부활절, 정월초하루, 11월 첫째주(영면자주일) 등 1년에 세차례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강제연행자 조사차 오는 이들이나, 역사의식이 있는 이들이 들러 역사적 사회적 상처를 안고 한줌의 재가 된 이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장소다.
 
이곳에는 총 89기의 납골이 안치된 영생원에는 고난받은 우리 동포들의 유골 이외에도 '재일동포들의 발을 닦아준 이'라는 별명을 가진 캐나다 선교사 존 매킨토시의 유골도 안장되어 있어 감동을 자아냈다. 가장 낮은 이들의 영면 장소이기에 부활의 주님이 오실 때 가장 먼저 오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번 연수에서는 고쿠라의 북구지역홈리스자립센터와 홈리스서포트센터를 방문해 사역의 노하우를 듣고 정보를 교류했다. 북구지역홈리스자립센터는 노숙인을 위한 토탈 케어를 실행하는 곳으로 2004년 설립된 이래 지금까지 1천5백명의 노숙인을 자립시켰으며, 설립 당시 4백57명에 달했던 지역의 노숙인을 지난해에는 1백명으로 감소시켰을 정도로 일본 내 노숙인 시설 중 최고의 성공사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또한 홈리스서포트센터는 자원봉사 활동과 노숙인 거주 지원 등으로 1천5백명의 자립 노숙인이 93%나 자립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었다.
 
이날 시설 방문 후에는 북구지역홈리스자립센터의 직원들과 함께 고쿠라교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각 단체의 사역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간담회 후에는 홈리스자립센터에서 관리하는 노숙인인 야기 씨(70세)의 노숙 현장을 방문하고 이들이 노숙인을 위해 필요를 묻고 도움을 주는 모습을 직접 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수는 이사장 전덕열목사(한영교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관들의 협력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이사장 전덕열목사는 "노숙인들을 자활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시설장 및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하다"며 "이번 연수가 밑거름이 되어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복지의 전문가들이 되어 새로운 사역을 열어가고 예장노숙인복지회의 사역도 더욱 발전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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