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한국인의 종교 생활' 어떻게 변했나? ②목회자 분야

[ 교계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3년 02월 22일(금) 17:25
윤리의식 대체로 보수적, 그러나 자신에겐 관대
목회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더딘 교인수 성장' '재정 부족' 꼽아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윤리의식이 평신도들이 생각하는 윤리의식에 비해 보다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된 자료에 비해 이번에 조사된 자료 결과 평신도들의 윤리적 의식이 개방적인 것으로 조사된 반면에 목회자들은 평신도들에 비해 전통 신앙을 지켜 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윤리의식을 보면 우선 이혼의 경우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듯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다'와 '해도 무방하다'는 긍정적인 입장에 47.4%가 응답하고 있다. 평신도의 경우 60.9%이다. 또 음주와 흡연, 낙태에 있어서도 27.0%, 19.4%, 18.4%가 긍정적으로 응답해 다른 윤리의식에 비해 개방적인 반면에 혼전성관계, 외도, 뇌물제공, 동성애 등에는 14.2%, 4.0%, 11.0%, 7.6% 등으로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같은 결과는 목회자들이 비교적 바른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목회자들의 생각이 사회의 흐름을 따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또 목회자들 스스로가 갖는 윤리의식과는 다르게 본인들의 윤리적 생활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이번 조사와 함께 실시한 크리스찬 여론선도층 심층면접조사에서 한국교회의 현상 진단을 꼽는 부분에 있어서 목회자의 윤리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여론선도층은 한국교회 현상으로 물질주의, 성장주의, 개교회주의, 목회자의 윤리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현상 진단에서 최근 교회 안팎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교회세습문제와 관련해서 반대여론과 선택적 수용이라는 입장 등 반대적인 입장이 압도적인 반면에 개교회에 맡겨야 한다는 중도적인 입장이 소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주도층이 보는 교회 내ㆍ외부 문제점에서도 목회자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내부 문제점으로 신학생 과다배출로 인한 목회자간 질적 차이와 소명의 변질,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 부족 등 목회자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됐으며, 물질주의와 성장주의로 인해 복음이 축복과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값싸게 취급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개교회주의 또한 경제논리를 앞세운 성장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교회 재정의 상당 부분이 교회 유지 관리에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일반인들이 볼 때 한국교회 즉 목회자에 대한 시각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여론선도층은 좀더 구체적으로 목회자의 문제를 점검하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권위주의와 교권주의로 인해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교회 운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영성을 잃어버린 채 CEO 연예인 개그맨을 닮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안타까워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목회자들은 설문조사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목회 환경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교인수 성장이 더딤'(27.8%)과 '재정의 부족'(21.6%)을 꼽아 여전히 양적인 성장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인의 영적성장이 더딤'에는 17.8%만이 꼽았다. 그러면서 목회자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리더십(18.4%), 개인 영성(17.6%), 설교력(16.8%), 체력 건강(16.2%), 대인관계(13.8%) 등을 비교적 고르게 지적했다.
 
목회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인규모를 보면 성장에 목말라하는 목회자의 모습을 또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목회자들은 이상적인 교회 교인규모를 평균 4백50명으로 꼽았으나 현재 시무하고 있는 교회의 교인수는 평균 1백67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교인수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과 큰 차이가 있다. 대도시는 2백14명, 중소도시는 1백46명, 읍ㆍ면은 1백11명이 평균 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비기독교인이 보는 한국교회에 대한 평가는 한국교회가 위험 수위에 놓여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자 스스로는 이에 비해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에 대한 이미지 평가에서 목회자들은 63.2%가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비기독교인들은 21.0%만이 '신뢰한다'고 응답해 한국교회를 보는 온도차이가 확연하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교회 밖에서 보는 교회의 문제가 내부적으로는 인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목회자와 평신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의 결과를 발표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10년 후 한국교회는 양적인 쇠퇴가 지속되는 가운데 영적 질적 성장을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재의 영적 상태를 바닥으로 보면서 향후 성장에 기대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특히 한국교회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목회자와 성도의 진정한 회개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꼽고, 대형교회가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 작은 교회에 인재를 파견하고 예산 나눔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별히 목회자의 자기 개혁을 강조하며, 주최측은 "성도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으며, 끊임없는 자기 개혁과 학습, 리더십 훈련으로 신앙과 삶의 표상이 되는 목회자상이 요구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