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는 시어머니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 상담Q&A ] 상담Q&A

김학수 목사
2013년 02월 19일(화) 16:10

   
Q : 결혼 10년차 30대 주부입니다. 시어머니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제 탓으로 돌립니다. 남편이 아프면 제가 못 챙겨서 그렇고, 일이 풀리지 않는 것도 제가 박복해서 그렇다고 하며, 다른 집 며느리는 재테크로 돈도 잘 벌고, 결혼할 때도 무엇인가를 해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심지어는 동서가 잘못해도 제가 똑바로 못해서 보고 배운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제 가슴에 화산이 분출하듯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고, 뒷골이 당기는 증세와 함께 우울해지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면서 '내가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하나? 내가 없어져야 해결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살다가는 죽고말 것 같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A : 최근 설 명절 이후 이혼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가정법원의 통계 발표가 있었지요? 이처럼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는 가정이 너무 많습니다. 결혼 후 10년 동안, 시어머니로 인한 갈등을 잘 참아오셨습니다. '명절 이혼'을 결심하는 사람들에게 명절은 하나의 기폭제일 뿐 오랜 기간 누적되어온 갈등이 그 배후입니다. 그러므로 고부간의 갈등은 쉽게 풀어가기 어려운 관계이기에 이렇다 할 해결방법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에 대한 감정적인 배려가 필요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시어머니의 말에 의해 내가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잃어버리게 되면 '내가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하나? 내가 없어져야 해결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고부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시어머니들의 경우,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조차도 잘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서로 전혀 다른 의미로 말하고, 또 서로 다른 뜻으로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서로의 관계에 많은 오해와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즉, 남편이 아플 때도 아내가 챙기지 못해서 그렇고, 남편의 일이 풀리지 않는 것도 아내가 박복해서 그렇고, 심지어 동서가 잘못을 했을 때에도 도리어 손위의 며느리가 똑바로 못해서 보고 배운 것이라고 모든 원인을 나에게 전가하는 것처럼 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시어머니가 사용하는 말과 며느리가 사용하는 말이 같을지라도 그동안 쌓인 신경성적 예민함으로 인하여 전혀 다른 의미로 이해되게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푼다고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반응이 긍정적일 때에는 자신감, 자존감, 가치감 등의 감정을 느끼지만, 상처로 손상되어진 감정은 열등감, 부적합감, 비하감정, 무가치감 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삶속에서 겪게 되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가치감은 '내가 없어져야 해결되는구나'하는 자신이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느끼게 만들어 마침내 비관적으로 죽음까지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관계로 인한 상처의 감정은 치유와 회복을 위해 신앙생활을 할지라도 손상된 내면세계까지 변화시키지 못하기에 마침내 '너 같은 사람이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는가?', '내 근심을 덜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부정적인 소리로 인하여 신앙생활조차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받을 만한 존재로 여기지 못하게 되고,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을 갖지 못하여 고독해 하며, 쉽게 감정이 상하고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인정받기 위해 긴장하고, 상대방이 잘못을 지적하면 인격적인 모독으로 느끼고, 평범한 대화에서도 쉽게 분노하고, 거부에 대한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고 너무 참으면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해가 더 깊어지고 화병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상해있는 나의 감정을 주어로 전달하는 'I-Message' 기법으로 남편이나, 시어머니에게 자신의 입장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대화방법은 나의 마음 속에 쌓여 있는 욕구와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격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효과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 마음이 너무 아파요." "남편이 아픈 것을 제가 못 챙겨서 그렇다고 말씀하시니 저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워요."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을 공격하거나 인격에 상처를 주지 않고, 어떤 사실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시어머니와의 대화가 공격적이 되지 않게 만들어 더 이상 마음 상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이끌어내게 되는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김학수목사 / 장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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