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 NGO칼럼 ] NGO칼럼

김희수 목사
2013년 02월 19일(화) 16:07

몇 년 전, 서울의 가난한 동네에 소재한 한 노인복지시설의 몇 분이 필자를 만나기 위해 월드비전 선교센터를 찾아오신 적이 있었다. 그 어르신들은 '작지만, 저희 노인들이 아프리카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모았으니, 그들을 위해 써주세요'하면서 봉투를 건네주었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한 후원금을 만들어서 내게 전달했던 것이다.
 
이런 일이 있기 며칠 전에 그 시설의 대표자는 내게 전화를 걸어서 "저희도 수요예배 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위한 헌금을 하고자 하는데, 이와 관련된 영상자료가 있으면 보내 주실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왔었다. 그리하여 곧바로 '지극히 작은 자에게 사랑을'이라는 영상자료를 보내주었다. 
 
그 시설의 노인들은 수요예배 때 월드비전의 '지극히 작은 자에게 사랑을'이라는 영상을 보았고, 그리고 가난으로 고통당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했던 노인들은 참으로 가난한 어르신들이다.
 
그들은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어서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무료시설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처지였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환자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리보다 더 어렵고 위험에 놓인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을 했던 것이다.
 
이 노인시설의 대표자는 "우리가 가난한 노인들이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도울 때, 우리가 더욱 행복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바로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아시는 분의 확신임에 분명했다.
 
나는 그 시설에 가서 어르신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구주 예수님을 전하고 병으로 누워계신 분들을 찾아뵙고 기도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놀라운 일을 목격했다. 건강이 좀 나은 노인들이 건강이 좋지 못해 보행이 어려운 노인들을 보살펴 주는 것이었다. 그런 광경을 목격하면서 이것이 바로 하나님나라의 모습일거라고 생각했다.
 
성령은 사도 바울을 통해서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 6:10)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지금도 살아서 우리 내면의 거짓과 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세상에는 많은 것을 소유한 부자이면서도 다른 사람을 가난하게 만드는 '어리석은 부자'(눅 12:20)가 있다. 이와 반대로 세상에는 소유한 것이 적어서 가난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진정한 부자'도 있다.
 
또한 세상에서는 알려진 부자이지만, 자기 부(富)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예수님처럼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들어가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며, 그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어주는 '지혜로운 부자'도 있다.

김희수 목사 / 월드비전 선교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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