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교인도 후임도 반대

[ 교계 ] 목회자 세습 관련 설문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3년 02월 04일(월) 14:02
목회자 세습 관련 설문조사 결과 발표 잇따라
 
목회자 세습에 대해서는 현직 목회자와 성도들 뿐만 아니라 비종교인들도 반대하고 있다는 조사가 잇따르고 있어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 세습 문제와 관련해 최근 발표된 두 조사 결과가 관심을 모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전병금, 이하 한목협)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대표:김동호, 이하 세습반대운동)는 1월31일과 2월4일 각각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활동과 신앙의식 조사'와 '교회세습 여론 인식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두 조사 모두 공통적으로 '목회자들은 세습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세습반대운동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담임목사인 아버지가 후임목사로 아들이나 사위를 임명하는 것에는 목회자와 비목회자 사이에 이견없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의 58.6%와 비목회자의 54.3%가 "명백한 세습이며 잘못"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의 세습문제가 한국 교회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모두 약 80%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세습'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목회자들은 '대형교회'를 떠올린 반면 일반인들은 '북한'을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이만식교수(장신대)는 "아마도 목회자들에게는 최근 교계 안팎에서 논란이 있는 교회 세습에 관해서 일반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농어촌의 미자립 교회나 소규모 교회에서 일어나는 목회자 세습과 관련해서는 목회자와 비목회자 응답자간 다소 차이가 드러났다. 목회자들은 이 경우에도 27.9%만이 반대한 반면 비목회자들은 43.3%가 반대해 목회자에 비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론적으로 세습의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에도 "잘못된 것"이라는 결과도 눈길을 끈다. 목회자의 63.8%는 "결과에 관계없이 세습이며 잘못된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일반인들도 55.3%가 잘못이라고 응답했다. 교회만 부흥한다면 세습이라도 상관없느냐는 질문에도 목회자와 일반인이 각각 12.5%와 17.3%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하고 있다.
 
목회자 세습 문제만을 조사한 세습반대운동과 달리 기독교인의 교회 활동과 신앙의식 전반에 대해 조사한 한목협의 발표에서도 목회자 세습에 대해서는 단호한 결과가 나왔다. 75.4%의 기독교인이 교회에서는 세습을 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해 71%의 응답율을 보인 비기독교인에 비해 다소 엄격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발표에서는 20명의 여론 선도층을 대상으로 진행된 심층 면접조사에서도 목회자 세습 문제가 다뤄졌다. 응답자들은 한국교회의 현상으로 △물질주의 △개교회주의 △성장주의 △목회자 윤리 등을 꼽았는데, 세습에 대해서는 9명이 명확하게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8명은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교회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3명이 있었다.
 
세습이 목회자의 문제라고 본다면 오피니언 리더들이 생각하는 목회자의 문제점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들은 △비상식적이고 비민주적인 교회운영 △언행불일치와 소통능력부재 △개그맨을 닮아가려는 듯한 태도 등을 목회자의 문제로 지적하고 해결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각성하고 교회 운영을 수평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존경 받는 목회자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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