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 대해 말한다 …

[ 공연본색 ] 관객에 대해 말한다 …

최무열 대표
2013년 02월 01일(금) 11:31

[최무열 대표의 공연본색]
 
TV에 누군가가 출연해 "관객이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공연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건 정식으로 얘기해서 공연이 아니라 연습이다. 리허설이다. 왜냐하면 관객이 공연을 만드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공연이라 함을 '무대 위의 배우가 행하는 것을 관객들이 일방적으로 본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연은 살아있는 사람이 행하는, 환경에 따라 그때그때 바뀔 수 있는 시간 예술이며, 관객과 배우의 조화 속에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 생각한다. 관객과 배우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 '어떤 것'으로 인해 공연은 매번 달라진다. 더욱이 소극장 공연은 더 그렇다. 바로 눈앞에 관객이 있다 보니 관객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공연이 많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공연 중에는 적극적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공연도 있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공연의 내용이 바뀌는 특별한 공연도 있다. 또한 어느 날은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반응이 좋다는 것은 무작정 배우들에게 반응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감동적일 때 같이 울어주는 것을 이야기한다. 물론 박수와 환호도 배우들에게 큰 힘이 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반응은 공연을 진심으로 느끼는 것이다) 배우들이 힘들지 않게 공연하는 날도 있고, 어느 날은 그렇지 않아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 하기도 한다.
 
얼마 전 공연을 보는 데 처음 시작부터 관객 몇 명이 훌쩍 거리기 시작했다. 그 날이 마지막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공연은 무사히 후반부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하지만 공연 후반부 이 노래가 나오는 순간 배우가 울먹거리면서 노래하기 시작했다.
 
"기억하니 우리 처음 만남. 쉽지 않았던 우리들의 첫 훈련, 함께해서 견딜 수 있었지. 행운이었어, 너흴 만난 건. 잠 못 이루던 첫 날밤에 설레임을 어떻게 잊겠니. 함께 벌 받던 그 추운 밤도 모두 추억들로 남았지. 괜찮아, 지나가고 있어. 우리 함께 한 날들을 난 믿고 있어. 괜찮아, 이게 우리 모습 지금 이대로 아름다우니까." 

공연 중에 나오는 가사가 실제의 자기 자신의 상황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장면에서 본인도 모르게 눈물이 난 거 같았다. 한 명의 배우가 울기 시작하니 다른 배우도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관객들도 울기 시작했다. 정말 보기 힘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더욱더 놀란 것은 저 가사의 노래를 관객들이 배우를 향해 불러 주었다는 것이다. 공연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참여하는 관객으로 그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연극(공연)의 3요소(배우, 무대 그리고 관객) 중 하나로서, 가장 훌륭하게 말이다.
 
그렇게, 그렇게 공연이 끝났다. 공연이 끝난 후 로비에서 관객 중 어떤 분이 거의 통곡 수준으로 울고 있었다. 그 공연을 통해, 또한 자기에게 감동을 준 배우들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 말이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짠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괜찮아, 지나가고 있어, 우리 함께 한 날들을 난 믿고 있어." 이렇게 훌륭하게 공연의 주체자로 참여하는 관객이 있다는 것은 한국 공연계에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무열 대표 / MJ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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