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새로워지는 골짜기' 모새골

[ 교계 ] 창립 10주년 맞은 모새골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3년 01월 25일(금) 13:19

창립 10주년 맞은 '모두가 새로워지는 골짜기' 모새골
누구나 와서 주님 주시는 쉼과 안식 누리며 새 힘 얻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말들 하지만 그래도 10년이라는 세월은 여전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 양평군 양자산 자락에 자리한 '모새골'. 숙소와 채플 식당 등 12동의 건물로 이뤄진 모새골이 세상에서 지친 이들의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디딘 지, 10년이 됐다. 출발할 당시에 비해 시설과 내용 면에서 많이 성장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영성 회복의 기회를 갖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는 듯 했다.
 
전날부터 겨울비가 내리더니 이젠 눈으로 변해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하던 지난 23일. 이른 아침 서둘러 '모든 사람을 새롭게 만드는 골짜기'라는 의미를 가진 모새골로 향했다. 본보에서 처음 모새골이 출발할 당시에 취재한 이후, 10년 만이다. 스태프들이 재충전을 위해 2개월 정도 쉼을 갖는 시기라서 모새골은 눈발에 고요한 천연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묵상과 침묵을 통해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사귐의 골짜기였음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패딩 점퍼 차림으로 기자를 맞이한 모새골의 설립자 임영수 목사는 "흔히 모새골을 기도원이나 수양관 수도원으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다"면서 "모새골은 한국교회의 대안으로 세워진 곳이 아니라 누구나 찾아와서 쉼을 얻고 영적인 회복을 얻는 영성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한다. 주님의 말씀과 성령을 경험하고 주님이 주시는 쉼과 안식을 누리며 새힘을 얻는 곳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이러한 정신은 고스란히 지켜왔다는 것. 이렇게 해서 지난 10년간 모새골을 거쳐간 이들만 4, 5천여명에 이른다. 임 목사는 "이곳에 실시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새로운 소망을 가지고 순례자의 인생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모새골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분명 황폐해져가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다. 하나님께서 아름답게 경작하고 돌보도록 창조한 이 세상이 자연환경의 파괴와 사회질서의 붕괴, 인간성의 상실 등으로 우리의 삶을 더욱 피패하게 만들었다는 것. 결국 우리들은 자신을 상실하고 인생의 의미와 목적도 상실하며 자기 소외와 같은 정신적인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여기엔 목회자라고 예외일 수 없다"고 말한 임 목사는 "목회자들이 경쟁과 교회성장에 내몰려 영적인 성숙은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런 것에서 빠져나와 영적인 회복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오늘날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목회자들의 영성 회복을 강조한다. "통합적인 인격을 갖춘 목회자가 돼야 한다"고 언급한 그는 건강한 인격으로 성장해야만 그것이 목회사역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건강한 인격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영성 훈련을 통한 영성 회복이 전제돼야할 것을 재차 강조한다.
 
그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정원) 안에 있는 모새골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삶을 실현해가는 '영적인 정원사들'의 공동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지난 10년간 모새골을 통해 이 세대에서 믿음과 희망, 사랑으로 살아가는 삶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도자의 삶을 위해 세워진 모새골의 핵심가치는 지난 10년간 조금도 흔들림없이 지켜왔다.
 
이곳에선 현재 10여 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새벽 5시에 하루를 시작해 묵상과 기도, 성경읽기, 필사, 텃밭과 공방에서 노동을 하며 하나님과의 대화로 보낸다. 그리고 20명 정원의 청년과 평신도 목회자를 위한 영성학교가 있으며 10명 정원의 공동체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일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묵상과 기도를 통해 영성의 회복을 체험하게 하고 영혼을 소생시켜 주는 푸른 초장이나 쉴만한 물가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외부에선 교회성장, 설교 잘하는 법을 강의하지만 이곳에선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건강한 뿌리를 갖고 있듯이 건강한 영성을 갖추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 묵상 동산
이곳에선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또한 조용히 하나님의 음성에 귀기울이기 위한 침묵기도를 통해 인격의 목회를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역점을 둔다. 하루 온 종일 하나님과 만남을 통해 '존재 추구'에 힘쓴다. '존재 추구'를 통해 건강한 인격으로 성장하고 목회사역에서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래서 내면이 황폐해지고 영적으로 고갈된 지친 이들에게 모새골은 인격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데 역점을 둔다. 특히 일상 생활에 지친 이들을 위해 3박4일간 실시하는 영성훈련 프로그램은 영성의 새로워짐을 경험하는 자리가 된다. 임 목사는 "앞으로 이 일을 더욱 심화시켜 나가려고 한다"면서 "핵심 가치를 살려서 운영의 묘를 살려나가겠다"고 덧붙인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평안과 자유, 기쁨의 길"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그는 이 길이 곧 자신만이 갖는 유일한 삶의 방식이라고 고백한다.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쳐서 주님께 복종하는 삶,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는 삶을 걸어온 그는 최종적으로 해야할 일이 '영성 공동체'와 '영적 치유'에 대한 사역임을 확인하고 이곳에서 그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모새골의 사계절 모습을 담은 365일 묵상집 '모새골의 사계'를 펴낸 임 목사는 "이곳에선 서로 형제 자매라 부른다"며 기자에게 직접 모새골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꼭 한번 참석할 것을 권했다. 눈 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자리한 모새골을 뒤로 한채 발걸음을 옮긴 기자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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