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출판사

[ 문화 ] 겨자씨출판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3년 01월 24일(목) 15:53
   
▲겨자씨출판사의 일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대부분 아웃소싱으로 진행된다. "우리 책은 크리스찬이 아니면 그릴 수 없다. 그림 그리는 사람 찾는 것이 늘 과제"라고 말하는 이정범대표.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한 번 몸에 밴 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뜻의 속담이다. 만약 어려서부터 성경을 재미있게 읽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우리아기 첫 성경'은 이러한 발상에서 전 18권으로 기획된 책이다. 제27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우수도서이자 지난해 신설된 '올해의 책' 어린이 부문 수상작으로, 단권으로는 '꿈꾸는 아이 요셉', '지혜로운 왕 솔로몬' 등이 인기다. '우리아기 첫 성경'은 무엇보다 순수 국내 저작물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어린이 도서의 경우 국내 저작물 기획 보다는 이미 출간된 외국 도서의 출판권 계약을 선호하는 편이다. 높은 일러스트 비용으로 인해 제작 단가를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1백30여 종의 도서를 펴낸 겨자씨출판사는 지난 10년간 영유아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책 만들기에 올인하는 모험을 해왔다. 그 결과 겨자씨는 현재 기독 출판계에서 어린이 도서 전문으로는 손을 꼽는 출판사가 됐다. 처음에는 성인, 초등학생 대상 책도 만들었지만 현재 매출의 80% 이상이 미취학 아동 도서이고, 출간도서의 90%가 국내 저작물이다. "출판사 7∼80%가 망할만큼 출판이 그렇게 어렵다는데 작년, 재작년에 비해 성장하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아직은 미약하니까 더 성장하는게 맞구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난 35년간 출판업에 종사해온 이정범대표(영도교회 장로)의 말이다. 이 대표는 1978년 청소년 잡지인 새소년에 입사하면서부터 다음세대를 위한 출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 1988년 어린이 잡지 새벗 편집장을 맡아 2001년까지 일했다. "새소년만 해도 20만부 이상을 찍었으니 그때는 잡지 천국이었죠. 나는 새소년, 너는 소년중앙 어깨동무 하면서 서로 돌려보기도 했구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책들은 '미니 미니 첫 성경', '무지개 스티커 성경', '잠들기 전 들려 주는 성경 이야기', '책으로 보고 소리로 듣는 구연 성경' 등 다양한 버전을 자랑한다. '그림 문자로 읽는 스티커 성경'의 경우, 지금은 5학년이 된 손자에게서 받은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베스트셀러인 '우리아기 첫 성경'은 일부 그림을 수정해, 오는 가을 개정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겨자씨'라는 출판사명에도 특별한 사연이 숨어있다. 창업을 준비할 당시 '겨자씨'로 이미 출판사 상표등록을 한 사람이 있다고해서 무작정 찾아갔다는 이 대표는 "제 얘기를 다 듣더니 아무 조건없이 사용하라고 하시더라. 너무 감사한 맘에 '나중에 책이 나오면 한 권씩 보내드려야겠다'고 혼자 약속했었다"고 귀띔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윤인규목사(어부교회)와는 지금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라고. 이 대표는 "컴퓨터 앞에 앉으면 오히려 피곤이 풀릴만큼 이 일이 즐겁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 어린이 독자들에게 더 친근히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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