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원경선 옹 인터뷰 취재 뒷이야기

[ 연재 ] 풀무원 원경선 옹 인터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3년 01월 24일(목) 11:31
[나눔과섬김]

"취재 보다는 밥부터 먹으라"

지난 2006년 11월에도 기자는 원경선 선생을 취재한 적이 있다. 원 선생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의사소통이 잘못되어 약속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선생이 거주하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는 도중 이미 날은 저물었고, 당시 운전이 서툴렀던 기자는 길을 잘못들어 급기야는 차가 논두렁에 빠지는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전화를 걸어 사정을 이야기하자 잠시 후 트럭에 청년 여러 명을 태우고 원 선생이 나타났다. 우여곡절 끝에 논두렁에 빠진 차는 건졌지만 이미 깜깜한 밤이 되어 사진 촬영 등 예상했던 취재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당황스러웠지만 어쨌든 선생의 에스코트를 받아 선생이 묵고 있는 집에 도착했다.

그때 선생은 "먼 길 오느라 고생했는데 취재보다는 천천히 밥 먼저 먹으라"고 배려했다. 저녁 8시 즈음이었던 것 같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을 식탁에 차려주며 "모두 유기농이니 많이 먹어도 소화 잘 되니 걱정 마시고 드시라"는 선생의 말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졌던 기억이 있다.

평생 농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땅과 사람들을 위해 살아온 거목(巨木)인 그는 참으로 자상했다. 요즘도 지칠 때면 이따금씩 그때 먹었던 따뜻한 밥 한그릇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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