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닫고, 귀는 열고

[ 홀리스피치 ] 입은 닫고, 귀는 열고

신은경권사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22일(화) 16:27
[홀리스피치]

   
21세기는 말을 잘해야 성공하고 말을 잘해야 돈도 벌고, 말 잘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무엇인가 말을 하고 또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 삽니다. 그러나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 들어 두어야 할 말을 하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정말 말을 잘하고 싶으십니까? 그 비법을 알려드릴까요? 말을 잘 하기 위한 첫 관문은 남의 말을 '잘 듣는 것' 입니다. 야고보서 1장 9절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말은 무엇으로 들어야 할까요? 물론 귀로 잘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가족의 말, 직장 동료의 말을 듣습니다. 주일엔 교회에서 설교를 듣습니다. 그렇지만 때론 나 혼자 다른 생각에 잠겨 딴청을 하다가, 건성으로 상대의 말을 들을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귀로 잘 듣는다 하더라도 때로는 귓등으로 어깨너머로 듣습니다. 눈을 감고 듣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설교시간에 말이죠. 상대의 말은 귀로 잘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 더 중요한 비밀이 있습니다. 상대의 말은 귀로 잘 들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진지한 눈빛으로, 얼굴로, 그리고 온몸으로 반응하며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기가 처음 "아빠" "엄마"라고 불렀을 때를 기억해 봅니다. 기어 다니던 아기가 처음 혼자서 한 발작을 떼었을 때를 떠올려 봅시다. 그때, 경이로움에 놀라며 쳐다보던 그때의 표정으로 오늘, 지금의 가족에게 응대해 봅시다. '어머, 네가 그런 생각을 다하니?' '어머나 그런 일이 있었어?' 하고 말입니다.

모처럼 가족이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합니다. 오랜만에 자녀들과 한 자리에 앉은 아빠는 그동안 쌓아 두었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합니다. 아이들은 꾸역꾸역 밥을 먹으며 말이 없습니다. 대화가 아니라 훈시였기 때문입니다. 선배와 후배들이 모여 앉은 자리에서 선배가 말합니다. 혼자서 말합니다. 후배들은 당연히 선배님이 내려 주시는 말씀을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듣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서로 마음을 주고 받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는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자리가 되고 맙니다.

'오늘은 입다물고 한 번 살아보자'하고 결심해 봅시다. 그러면 내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그들의 마음이 내게 더욱 잘 보이고 명확히 들릴 것입니다.


신은경 / 장충단교회 권사ㆍ전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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