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기에서 파종기로

[ 논설위원 칼럼 ] 추수기에서 파종기로

박봉수목사
2013년 01월 22일(화) 15:51

[논설위원 칼럼] 
  
근자에 한국교회가 보여주는 지표들이 무척이나 어둡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보면 1960~1970년 사이에 교인수가 6백23만 명에서 3천1백92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후(412%), 1970~1985년 사이 6천4백89만 명으로 지속적 성장을 이어왔다.(103.2%) 그러나 1985~1995년 사이에는 8천7백60만 명으로 성장률이 현격히 감소했고(35%), 급기야 1995~2005년 사이에는 오히려 교인수가 8천6백16만 명으로 감소했다.(-1.6%) 앞으로 2015년 통계를 보아야 하겠지만 이 감소율은 더욱 커져 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지표 분석을 살펴보면서 이런 두려운 생각이 든다. '한국교회의 영적 추수기는 지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이런 두려운 생각은 목회 현장에서 체감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과 달리 전도가 어려워졌다. 노방전도는 핀잔을 듣기 일쑤이고, 축호전도는 잡상인 취급 받고 쫓겨나기 일쑤이다. 대학 캠퍼스 내의 전도는 비웃음거리가 되었고, 어린이 전도를 위한 학교 앞 전도는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인지 교회 등록자들 가운데 불신자들을 찾아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는 새로운 시대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추수기'를 지나서 또 다른 추수기를 기다리며 씨를 뿌려야 하는 '파종기'를 맞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렵지 않게 전도가 열매를 맺고 목회가 풍성한 결실을 거두던 시기를 지나서, 최선을 다하고 몸부림을 쳐도 전도의 열매를 거두기 힘들고 목회의 결실을 거두기 힘든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는 목회 패러다임을 세워갈 필요가 있다. 추수기의 목회 패러다임을 지양하고, 파종기의 패러다임으로 목회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선 공격적 목회 패러다임을 지양해야 한다. 과거 교회를 크게 지으면 어렵지 않게 교인이 늘어 자리가 채워지고 건축 부채도 그런대로 갚을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를 크게 지어도 자리가 채워지지 않을 뿐 아니라 건축 부채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과거 총동원전도주일과 같이 공격적 전도가 열매를 맺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총동원전도주일 행사에 교인들이 적극 협력하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좀처럼 열매를 기대할 수가 없다.
 
다음으로 성장위주의 목회 패러다임을 지양해야 한다.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 마음 속에 목회의 목표가 교회성장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늘 'How many?'를 물었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는 결과에 집착하고 모든 목회 사역들을 양적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양적 성장 지향적 목회 사역들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내기 힘들고, 그래서 사역자들이 영적 침체에 빠지기 쉽고 나아가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기까지 한다.
 
또한 프로그램 중심의 목회 패러다임을 지양해야 한다. 최근까지 목회 추세가 교회성장을 이룰 수 있는 목회 프로그램 중심에 초점을 맞추어왔다고 할 수 있다. 교회마다 경쟁적으로 주목 받는 목회 프로그램들을 도입해왔다. 그리고 이런 목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목회자 세미나가 성황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그런 목회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성공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이 들고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타성만 커가고 있다.
 
이제 추수기가 아니라 파종기라는 생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겠다. 시편 기자가 노래했던 것처럼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고,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목회의 길로 나아가야 하겠다.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했던 초대교회 목회자들을 본 받아 한 영혼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에게 정성을 다해 말씀을 전하고 말씀으로 양육하는 목회의 기본을 다시 세워가야 하겠다.

박봉수목사 / 상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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