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은 하나 없는 것 같은 이 상황, 너무 외롭고 힘듭니다.

[ 상담Q&A ] 내 편은 없는 것 같아요

김학수목사
2013년 01월 22일(화) 15:19
[상담Q&A]

   
Q :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 3년차의 젊은 주부입니다. 저는 요즘 모든 것이 짜증나고 귀찮게 느껴집니다. 임신했을 때는 답답해서 잠을 못 잘 때도 많았고, 밤새도록 울기도 했습니다. 아기를 낳고 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오히려 짜증이 더 늘었습니다. 남편과의 관계도 안좋고, 옆에 있는 것도 싫어 이혼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성격이 활발했는데, 지금은 꽁할 때가 많습니다. 시댁이 가까워 시어머니께서 자주 오시는데 저를 무시합니다. 남편이 빨래 걷는 것을 보고, "너는 혼자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냐?"며 심하게 저를 대했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이상해지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 중 내 편은 하나도 없는 것 같고, 너무 외롭고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요?

A : 행복하기 위해 결혼했는데, 남편이 옆에 있는 것조차 싫을 정도로 느껴지는 것에 대하여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인지해야 합니다. 남편과의 관계가 아니라 시어머니께 받은 상처입니다. 인간의 감정은 이성을 능가하여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되는데'하는 논리적인 생각은 들지만, 실생활에는 상처의 감정이 떠올라 신체적, 심리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마치 아침에 아내와 다투고 출근한 남편이 아내와 싸운 일이 떠올라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누적되어 심각한 정서적인 장애를 유발하는 것을 '미해결 과제'라고 합니다.

이러한 미해결 과제들이 누적되면 원망, 분노, 미움, 짜증, 귀찮음, 죄책감, 자포자기 등의 감정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알아차림'(awareness)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알아차림'이란 현재 자신의 안과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이것이 깊어지면 과거의 상처로부터 유발되는 고통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미해결 과제로 고통을 받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에 대한 염려로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과 행복을 나누지 못하고 현재를 희생하며 고통 속에 지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것이 아닌 지나간 과거의 감정과 집착에 매여 있을 것인가에 대해 결정할 힘은 현재에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하여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지만 현재에서 그것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결혼 초기에는 성격이 활발했다면, 그리고 지금 남편을 향한 부정적인 반응은 '진짜의 나'가 아닙니다. '진짜 나'를 느끼기 위해 편안하게 눈을 감고, 고통을 일으키는 생각과 감정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현재 욕구와 감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도록 집중해 보세요. 세상에는 '화가 날 일'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틀, 관념, 생각, 가치관에 맞지 않아서 화를 낸 것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면 화는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의 고통으로 인한 감정이 떠오르면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누구일까? 절망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누구일까? 괴롭다고 느끼는 것은 누구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세요. 그것이 진짜 내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있는 틀에 맞지 않아 느끼는 감정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면, 그 감정은 공격성을 잃고 순화되어 다른 사람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고, 자신의 생각에도 환기를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어머니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시어머니의 입장이 되어 그 감정을 느껴보세요. 분명히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지만, 그때 그 상황을 지금 여기로 가져와서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느끼고 그 감정을 표현해보면 무시하기 위해서 한 말이 아니라, 시어머니께서 화가 나있는 상태에서 "너는 혼자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냐?"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즉, 무시해서 심하게 말한 것이 아니라, 화가 난 상태이기에 충동적으로 던진 말임을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아닌, 상대방 입장이 되어 느껴보는 '역지사감(易地思感)'의 훈련을 해보시길 부탁합니다.

김학수목사 / 장위중앙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