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전도 금지반대" 논쟁에 대한 오해와 이해(1)

[ 선교 ] 개종전도 금지반대 논쟁

정병준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3년 01월 21일(월) 09:21

[에큐메니칼 칼럼]

2013년 1월 13일 WCC 총회한국준비위, NCCK, 한기총, WEA 총회준비위의 대표 네 사람의 이름으로 'WCC총회 개최에 대한 공동선언문'이 발표되었다. WCC 한국총회를 반대하던 한기총이 총회에 합의 하는 조건으로 걸은 몇 가지 사안들 가운데 신학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제기 되는 것이 '개종전도 금지반대' 조항이었다.

우선 개종전도라는 표현은 세계교회 차원에서 이해되지 않는 표현이다. 한국보수교회의 일부에서는 개종을 회심(conversion) 혹은 전도(evangelism)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개종과 전도를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WCC와 에큐메니칼권에서 개종(Proselytism)은 기존교회의 신도를 빼가는 '양 도둑질'(sheep stealing)을 의미하기 때문에 개종과 전도는 연결해서 쓸 수 없다. 이번에 한기총에서 '개종전도 금지반대'라는 조항은 무리하게 선언문에 첨가하려 했던 이유는 WCC가 전도를 반대한다는 논리를 전개하려는 느낌이 든다.

WCC는 다른 교단들을 신학적으로 정죄하고 신도를 빼가는 개종에 반대한다. 하지만 타종교인에 대한 전도를 반대하지 않는다. 2012년 9월 WCC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된 WCC선교성명은 전도를 이렇게 정의한다. "전도는 담대하지만 겸손하게 우리의 신앙과 확신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그러한 나눔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와 자비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선물이다.(중략) 교회는 (중략) 전도에 대해 새롭게 헌신해야 한다."(8항)

그러나 WCC는 타종교인을 전도할 때 물질제공, 약점이용, 강제력 사용을 반대한다. 그것은 비단 WCC만이 아니다. 2011년 1월 28일 WCC, 세계복음주의연맹(WEA),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PCIDE)가 5년 간의 연구결과로 발표한 '다종교적 세계에서 기독교인의 증언:행동지침'(Christians Witness in a Multi-religious World: Reconciliations for conduct)도 그것을 말한다. 기독교인들이 속임수와 강제 수단에 의지하여 부적절한 방법으로 선교를 행한다면 그들은 복음을 위반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만일 전도에 물질 제공과 강제가 사용되는 것이 허용된다면 첫째는 복음에 위배되는 것이며, 둘째 극단적 무슬림이 기독교인들을 강제 개종시키는 것을 반대할 정당성이 없게 된다.

WCC의 개종반대 입장을 살피기 위해서 정교회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1552년부터 로마가톨릭교회의 선교 수도회들은 정교회 지역에서 정교회 소속 교회들을 교황청 산하 로마가톨릭교회와 연합시키는 개종활동을 하였다. 따라서 정교회는 16세기부터 개종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정교회가 WCC회원으로 정식 가입했던 인도 뉴델리 총회는 '그리스도교 증거, 개종, 종교의 자유'(Christian Witness, Proselytism and Religious Liberty) 문서를 채택했고, 개종을 '증언의 타락'(a corruption of witness)이라고 비판했다. 그후 1970년에 WCC 대표(개신교와 정교회)와 로마가톨릭 대표로 구성된 공동연구위원회는 '공동증언과 개종'(Common Witness and Proselytism)에 대한 연구 문서를 발행했다.

위의 두 문서는 '참된 증거'(authentic witness)와 '개종'의 차이점을 논의했다. 이 문서들은 개인의 양심에 근거하여 교회 소속을 바꿀 권리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다른 교회를 분열시키고, 신도를 빼내려는 의도를 개종이라고 간주했다. 그리고 다른 교회의 신도에게 물질이나 사회적 이익을 주어 개종시키는 것도 잘못으로 간주했다.

따라서 세계교회 차원에서 '개종전도 금지반대'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며 설득력이 없다. 한국교회 안에서 혹 개종을 전도로 이해하는 관습이 있더라도 그것이 세계적 차원에서 '개종'과는 의미가 다르다.


정병준교수 / 서울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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