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갈등과 사회 통합

[ 논설위원 칼럼 ] 세대 갈등과 사회 통합

노치준목사
2013년 01월 16일(수) 11:35

[논설위원 칼럼] 
  
지난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특별히 관심을 끈 것은 세대간 지지율의 큰 차이였다. 투표 당일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문재인 65.8%, 박근혜 33.7%)와 30대(문재인 66.5%, 박근혜 33.1%)의 젊은 세대는 압도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에 50대(박근혜 62.5%, 문재인 37.4%)와 60대 이상 (박근혜 72.3%, 문재인 27.5%)의 나이든 세대는 압도적으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그리고 40대는 박근혜 55.6%, 문재인 44.1%로 박근혜 후보가 우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상은 매우 특이한 현상으로 같은 가족 안에서도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게 하였고, 이른바 '철부지와 꼰대' 논쟁으로 비화되면서 세대간에 심각한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1928년 독일의 사회학자 칼 만하임이 '세대들의 문제'라는 저술을 통해 세대의 정치사회적 의미가 학문적으로 새롭게 부각되었다.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같은 시대를 살면서, 역사적 사회적 경험을 공유하고, 자기들만의 독특하고 통일된 표현양식을 통하여 결합된다. 그리하여 세대의 내부에서는 유사성과 공감성이 나타나고 다른 세대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거리감과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칼 만하임의 문제 제기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심각하게 표출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젊은이들의 좌절과 분노의 감정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성장 그리고 성장이 된다 해도 고용 없는 성장의 추세에 따라 젊은이들은 안정된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식과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의 추세에 따라 젊은이들은 더욱 더 거친 경쟁과 스펙 쌓기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평판이 낮은 대학의 비인기 학과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학비나 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간 중산층 자녀들까지도 자신들이 과연 부모 세대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확신을 잃어 버렸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이른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는 자조적인 말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좌절, 절망, 분노의 감정에 쌓인 젊은이들의 희망이 된 사람이 '안철수원장'이었다. 그러나 기존 정치권의 벽에 부딪친 안철수 후보의 사퇴는 젊은이들을 더 큰 절망으로 몰아 넣었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안철수 대신 문재인을 지지했는데 50대 이상 기성세대의 벽에 부딪쳐 그마저 좌절되자 젊은이들은 이른바 멘붕(멘탈 붕괴, 정신적 붕괴)에 빠진 상태이다. 그리고 분노의 화살을 자신의 아버지 세대를 향하는 위험한 조짐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분노는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를 세대간의 문제로 잘못 해석하여 나타난 현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대간 갈등은 심각한 사회 분열과 사회 통합의 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시대를 맞아 교회는 젊은이들과 함께 그들의 인생을 걱정하고 위로하고 이끌어 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하겠다. 유아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를 포괄하는 교회 공동체의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회 안에서도 젊은이들에게 활동의 자리를 만들어 줌으로 그들이 소중한 존재임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관계 형성(레포)의 노력과 오프 라인에서의 따뜻하고 대면적인 대화를 통해 인터넷(온라인) 안에서 일어나는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함께 드리는 예배와 설교를 통해 기성 세대나 젊은 세대나 똑같이 구원이 필요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모두 다 힘겹고 고단한 인생길 살고 있음을 깨닫는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 사이의 갈등을 줄이고 젊은이들의 문제를 공동으로 대처하는 일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앞장 서야 하겠다.

노치준목사 / 광주양림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