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로 빚에 눌린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 비춥니다

[ 교단 ] 마당교회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3년 01월 11일(금) 13:15

'작은이의 벗'된 교회 - 마당교회

연초부터 우리나라 올해 경제가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있는 이 땅의 작은이들에게 이같은 전망은 또 다시 좌절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러한 가운데 이 땅의 작은 이들을 위해 작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교회가 있다.
 
경제적으로 파산을 당한 이들의 회생을 돕고 새롭게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역을 펼치고 있는 대전노회 마당교회(김철호목사 시무)가 바로 그 교회다. 2006년 대전시 동구 대성동에서 설립된 마당교회는 처음부터 사회선교에 역점을 두고 사역을 펼쳐왔다. 교회가 역점을 둔 첫 번째 사역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강아지똥 어린이도서관을 개관하는 일이었다.
 
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마을도서관의 역할 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책과 친구들과 이웃들과 함께 뒹굴 수 있는 놀이터 역할을 감당해왔다. 2년전, 교회가 대성동에서 대전역 부근의 정동으로 이전하면서 강아지똥 어린이도서관은 아쉽게도 지역주민들에게 운영을 맡겼다. 지금도 김 목사는 "어린이도서관 사역은 교회를 개척하면서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던 사역"이라며, 잘 가꾸지 못하고 떠난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회선교 차원에서 마당교회는 펼치는 사역 가운데 또 하나는 '새벽'이라는 상담소를 설립해 채무관계로 고통을 겪는 빈곤층 가정을 돕는 사역이다. 빈곤층을 돕기 위한 무료상담과 함께 그들을 치유하고 교육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펼치고 있는 것. 이 사역은 대전지역의 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 5개 사회운동단체와 함께 연대해 감당하고 있다. 마당교회가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경제적으로 파산을 당하고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채 삶을 포기하는 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4년전, 김 목사가 40대 중반의 남자로부터 상담을 요청받은 일이 있었다. 그는 충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에 가출한 뒤, 부산에서 자동차정비공장에 취직했고 이후에 직접 카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IMF가 터지면서 빚을 내 시작한 사업은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이후에 대전으로 왔지만 병이 들어 수술까지 받으면서 빚을 갚지 못해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그 때 김 목사를 만나 상담을 받게 됐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김 목사는 더욱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IMF 이후에 직장에서 쫓겨난 이들은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사업이 제대로 안돼 빚만 늘어나고 가계 부채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을 상황에 이르렀다. 이들에겐 해결 방법이 없었고 결국 행복하던 가정마저 해체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됐고 결국 헌법에 명시돼 있는 파산회생제도에 따라 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게 된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이 일에 동참하면서 무료 법률상담을 시작했고, 또 상처받은 이들의 내면을 치유하기 위한 상담사역도 함께 펼쳤다. 김 목사는 "성서에 빚 탕감이라는 이야기를 보면서 이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이 일은 신앙고백적으로 감당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교회는 그동안 2백여 명을 상담해주고 도움을 줬다. 그러나 대전지역에만 4, 5천여 명에 이르는 이들을 교회가 돌보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특히 상담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 중에는 교인들도 많아 교회가 이들을 더 이상 도외시할 수도 없다. 그래서 그는 교회와 노회, 총회가 나서서 이들을 도와줘야한다고 말한다.
 
마당교회의 사역은 상담에만 머물지 않고 이들이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립할 수 있는 대안은 스스로 조합을 만들어 공동으로 밥벌이를 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지난해 9월 내담자를 중심으로 '새마당'이라는 모임을 조직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사고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치유에 초점을 두고 사역이 진행된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김 목사는 "돌볼 가족이 없기 때문에 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을 돕는 일에 더 많이 헌신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의 교계 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갖고 함께 돕고 있다고 귓뜸한다. "우리 시대에 강도 만난 사람은 IMF 시대 이후에 금융자본주의 시장 체제에서 가장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들은 빚을 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라며 교회와 노회 총회가 이 일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작은이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마당교회는 작은 바램이 있다. 이 일이 더욱 활성화돼 파산자들이 다시 회복되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일이다. 그리고 이들이 자발적인 모임을 조직해 스스로 '밥벌이'를 하는 것이다. 스스로 협동조합을 통한 공동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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